"코로나 위기는 뮤지컬 제작자들 뭉치게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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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 추산으로 따졌을 때 연간 뮤지컬 제작을 생업으로 삼는 이들은 1만명 가량 된다.
협회의 사단법인화를 준비하며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 대표는 최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평소 자기 작품 만들기에 바빴던 제작사, 프로듀서들이 연대하게 된 것도 그만큼 위기의식이 컸기 때문"이라며 "2000년 초부터 시작된 뮤지컬 시장의 성장기에서 중대 고비를 맞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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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계 추산으로 따졌을 때 연간 뮤지컬 제작을 생업으로 삼는 이들은 1만명 가량 된다. 배우부터 스태프 등 직간접적으로 관련된 모든 이들이 해당된다. 공연이 중단된다는 것은 곧 1만명의 생계가 흔들린다는 말이 된다.
코로나19가 본격화한 지난해 2월부터 최근까지 뮤지컬 공연 10건 중 6건 이상이 중단, 취소됐다. 티켓취소에 따른 상반기 매출 피해액만 1,400억원으로 추정되고, 하반기까지 더하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해가 바뀌었지만 상황이 달라진 건 없다.
지난달 30일 사회적 호소문을 내걸고 출범한 '한국뮤지컬제작자협회'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인 뮤지컬인들의 최후 몸부림이다. 보다 못한 뮤지컬 제작사 10곳이 총대를 메고 뭉쳤다. 단기적으로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고, 코로나 이후 시대에 대비하며 공연 발전을 도모하기 위해서다. 협회 구심점에는 뮤지컬 제작 경력 20여년으로 잔뼈가 굵은 신춘수(52) 오디컴퍼니 대표가 있다.
협회의 사단법인화를 준비하며 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 대표는 최근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평소 자기 작품 만들기에 바빴던 제작사, 프로듀서들이 연대하게 된 것도 그만큼 위기의식이 컸기 때문"이라며 "2000년 초부터 시작된 뮤지컬 시장의 성장기에서 중대 고비를 맞았다"고 말했다.
협회는 우선 사회적 거리두기에 따른 공연장 좌석 띄어앉기 문제를 놓고 정부와 협의에 나설 계획이다. 현재 수도권 기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적용되면서 모든 공연장은 좌석을 두 칸씩 비운 간격으로 관객을 받아야 한다. 대규모 극장의 경우 대관료 등 비용을 감안했을 때 유료 관객점유율이 60~70%는 나와줘야 손익분기점을 맞출 수 있다. 좌석을 두 칸씩 띄우는 상황에선 달성 불가능한 수치다.
이런 현실 때문에 협회는 지난 30일 성명을 내고 "영화관은 거리두기 2.5단계에서도 좌석 한 칸 띄어 앉기를 하고 있는데, 취식도 하지 않고 감염 전파 사례도 없었던 공연장만 두 칸을 띄어 앉는 것은 냉혹하다"고 지적했다. 신 대표는 "어떤 방식으로든 공연을 유지해야 모든 공연인들이 생활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주면 좋겠다"며 "그나마 손실을 줄일 수 있도록 좌석 간 거리두기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책적 지원 방안도 절실하다. 신 대표는 "지난해 정부가 그 어느 때보다 예술인 지원을 확대한 게 사실이지만, 뮤지컬 산업이 무너지지 않으려면 추가 대책이 필요하다"며 "정책금융을 통해 제작사들의 대출 보증 한도를 높이고, 저금리 융자를 모색해달라"고 촉구했다. 발등의 불을 끌 때까지만이라도 산소 호흡기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코로나가 극복되면 국내 뮤지컬의 세계화 작업에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신 대표는 "미국 뉴욕을 여행하면 브로드웨이를 꼭 들르는 것처럼, 한국 뮤지컬도 관광과 연계해 문화상품으로 확장해야 한다"며 "해외 수출 저작권 보호와 판권시장 확대 등 제도적 발판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장재진 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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