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손' 개미, 코스피 하루 4조 풀매수.."겁이 날 때가 됐다"

김소연 기자 2021. 1. 12. 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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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11일 서울 영등포구 KB국민은행 여의도지점 스마트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지수가 전일대비 3.73포인트 내린 3,148.45에 마감하고 있다. 이날 장초반 3260선까지 치솟았던 코스피지수는 개인의 4조원이 넘는 사상 최대 규모 순매수에도 기관과 외국인의 동반 순매도에 소폭 하락 마감했다. 2021.1.11/뉴스1

유례없는 유동성 속 강세장이 이어지고 있다. 포문은 동학개미가 열었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순서대로 배턴 터치하면서 상승 흐름이 지속된다. ‘겁없는’ 개미들은 기관이나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공세에 오히려 ‘폭풍매수’로 대응한다.

1월 상승장은 개인이 이끌어왔다. 개인은 11일 코스피 시장에서 하루에만 4조4823억원 사들이며 개인 순매수 역대 최고 기록을 세웠다.

올 들어 총 6조2282억원 어치 샀다. 기관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하루에만 3조7411억원 어치 던졌다. 외국인도 7190억원 어치 팔았다. 과거 외국인이나 기관 위주 장세에서는 이들이 1조원만 팔아도 시장이 공포에 휩싸였다. 개인들도 덩달아 투매에 나섰지만 분위기가 180도 바뀌었다.

11월부터 올해 1월까지 대세 상승장이 지속되면서 외국인과 기관이 떠났다가도 다시 돌아오는 패턴을 반복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새해 지속된 코스피 최고가 행진에도 외국인과 기관이 기여했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새해 첫 거래일 지수 상승을 이끈 것은 개인이다. 지난 4일 코스피 시장에서 1조310억원 어치 사들였다. 5일과 6일에도 각각 7283억원, 1조8202억원 순매수했다. 동학개미 ‘사자’세가 코스피 장중 3000선 돌파를 이끌었다.

그러나 코스피 지수가 종가 기준으로 3000선을 넘고 3100시대를 여는 데에는 기관과 외국인의 공이 컸다. 외국인은 지난 7일에는 1112억원, 8일에는 1조6478억원 어치 순매수했다. 기관도 지난 7일 1조339억원 순매수하며 개인의 빈 자리를 채웠다.

다만 올해 3대 수급주체 중에서는 가장 큰 매도세를 나타내 이날까지 6조9504억원 팔았다. 이에 겁이 사라진 동학개미는 지수가 하락하면 어김없이 등판한다.

코스피 지수가 버티면 1조원 넘게 팔았던 외국인과 기관이 다음날 ‘사자’로 전환한다. 동학개미만 패배하는 장은 없다. 3대 수급주체 간 힘의 균형이 맞춰진 듯한 분위기다.

증권업계 전문가들도 수급 주체별 방향성을 따지기보다 시중에 부동자금이 많이 들어와있다는 차원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상승장이어서 수익난 것을 실현하는 것이지 시장을 떠나는게 아니다”고 언급했다.

하루 매매자금이 조단위를 넘어서는 일이 반복되고 있어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임종철 디자인기자 / 사진=임종철 디자인기자


다만 국내 증시 ‘큰손’으로 자리한 개인투자자를 두고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막대한 유동성으로 증시 하방을 뒷받침하고 있지만 다른 매수 주체에 비해 시장 변화에 취약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증시 역사에 유례 없는 ‘개인이 이끄는 장세’를 두고서 시각이 엇갈린다. 증시 하방을 지지할 든든한 ‘뒷배’가 될 수도 있지만 투자심리가 나빠지면 매수세가 순식간에 멈출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지산 키움증권 센터장은 “현 증시는 개인이 이끄는 유례 없는 장세”라며 “이날만 해도 급등에 따른 부담, 트럼프 탄핵 이슈 등 조정 요인이 발생했는데도 대규모 매수를 기반으로 하락 폭을 최소화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김 센터장은 “그만큼 시장 유동성과 개인 대기자금이 풍부하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단기 악재에 반응할 여지는 있지만 개인 매수세가 뒷받침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반면 이종우 이코노미스트(전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는 “유동성 장세 마지막에 (개인투자자의) 욕구가 최대한 분출된 형태라고 보인다”며 “개인은 기관이나 외국인에 비해 힘이 분산돼있는 형태라 약간의 변화에도 전략이 급격하게 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인투자자들은 휩쓸리는 성향이 많은데, 지금까지 앞뒤를 가리지 않고 달려들었다면 이제는 겁이 날 때가 됐다”며 “상황이 바뀌면서 그동안 악재가 한꺼번에 다 나오는 형태가 될 수 있어 위험하다”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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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 기자 nick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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