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자금동결, 한국 의지부족 탓".. 나포선박 협상 제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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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선박이 이란 혁명수비대에 나포된 지 6일째인 10일 이란 테헤란에서 양국 외교차관이 만났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선박 억류 사태 장기화가 우려되고 있다.
관영 IRNA통신 등에 따르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차관과 만나 조속한 선박 억류 해제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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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美의 제재 요구에 굴복"
'늦어도 20일까지' 반환 시한 제시
관영 IRNA통신 등에 따르면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이날 오후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차관과 만나 조속한 선박 억류 해제를 요청했다. 그러나 아라그치 차관은 “선박 억류는 환경오염 문제 때문으로 사법부가 처리할 문제”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또 “이 문제를 정치화하거나 의미 없는 선전에 이용하지 말라. 사법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사안을 침착하게 지켜보라”고 했다. 한국 선박이 이란 해역을 기름으로 오염시켰다는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라그치 차관은 한국에 동결돼 있는 70억 달러(약 7조7000억 원)의 이란 원유 수출대금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한국의 행동은 미국의 요구에 굴복한 것이므로 받아들일 수 없다. 자금 동결은 미국의 대이란 제재 때문이 아니라 한국의 정치적 의지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11일 최 차관과 만난 압돌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도 “자산을 동결한 한국의 은행들이 문제 해결을 거부하고 있다. 1년 반 전 방한 중 만난 한국 관리들이 문제 해결을 약속했지만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고 타스님통신이 전했다.
12일까지 이란에 머물 예정인 최 차관은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교장관을 만나 선박억류 해제를 다시 한 번 촉구하기로 했다.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측 인사와의 면담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란 반관영 메흐르통신에 따르면 사이드 하티브자데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기자회견에서도 “한국 배는 환경오염으로 법원 명령에 따라 나포됐다”며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자산의 조속한 반환을 바란다”고 거듭 주장했다. 특히 하티브자데 대변인은 “우리는 한국이 (문제 해결을 위해) 이달 20일까지 기다리지 않기를 바란다. 20일 이후에는 양국 관계에 대한 이란의 관점과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하는 20일 전에 동결된 자금을 내놓으라는 뜻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이로=임현석 특파원 l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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