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골라서 못맞는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신년사에서 “우선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전 국민이 무료로 (코로나 백신을)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와 관련, 보건 당국이 전 국민 코로나 백신 무료 접종을 위해 방안을 세우는 중이라고 했다. 지난달 우선 접종 대상자를 제외하곤 진찰료·주사료·의약품관리료 등 접종비를 받겠다던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다.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전 국민 무료 접종 방안에 대해 “무료 접종 대상자의 범위와 비용, 재원 부분에 대해 계속 논의가 진행 중이고, 전반적 방향은 전 국민에게 무료 접종을 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방역 당국은 세금으로 사들이는 백신은 의료진 등 필수 인력에게 무료로 제공하되, 필수 인력을 넘어서면 접종비 등 최소한 비용을 받겠다는 방침이었다. 지난달 8일 박능후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백신 비용(약값)에 대해선 정부가 일단 무료로 보급할 생각”이라며 “필수 인력 접종비는 정부가 부담하고, 이외엔 적정하게 그 비용을 (자가) 부담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정 청장은 “(앞서) 접종을 시행하는 비용에 대해서는 우선 접종 권고 대상자에게 무료 접종을 검토한다 정도만 말씀드리고, 이후 계속 부처 간 무료 접종 범위와 재원에 대해 협의를 지속해 왔다”며 “정부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일본·중국 등도 집단면역 달성을 위해 전 국민에게 코로나 백신 무료 접종을 결정했다. 미국은 접종비를 받지만, 건강보험이나 개인 보험을 통해 접종비를 지원받을 수 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인플루엔자(독감) 예방 접종 땐 접종비 명목으로 1만9219원이 필요하다. 현재 확보한 코로나 백신 5600만명분을 2회씩(얀센 600만명분은 1회씩) 맞는다고 가정하면 1억600만회 접종비로 약 2조372억원이 들 것이란 추정이 나온다. 올해 예산 중 백신 구입비는 1조3000억원 잡혀 있다. 접종비는 예비비를 써야 할 것으로 보인다. 예비비는 8조6000억원 배정됐는데, 3차 재난지원금에 4조8000억원이 들어간다. 남은 예비비 3조8000억원으로 백신 접종비와 태풍·장마 등 재해에 대응해야 한다. 이 때문에 건강보험 재정에서 접종비 일부를 충당할 수도 있다.
다만 재정 부담에 대해 정 청장은 “재원과 구체적 (비용) 부담에 대한 부분은 논의가 거의 막바지에 있어 정리된 뒤 좀 더 확정된 내용으로 방안을 발표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무료 접종을 하면 개인이 어떤 백신을 맞을지 선택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 청장은 “백신을 들어오는 시기나 대상자 우선순위를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개인에게 백신 선택권을 주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가장 먼저 2월에 들어오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1회분 가격이 3~4달러이다. 이후 들어오는 모더나(25달러), 얀센(14~25달러), 화이자(20달러) 백신은 이보다 비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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