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으면 노예된다” 검사 거부하는 열방센터 신자들
지난 10일 코로나 신규 확진자는 451명으로 지난해 11월 30일 이후 41일 만에 400명대를 기록했다. 방역 당국은 3차 대유행이 정점을 지났다고 평가하면서도 아직 긴장을 늦출 단계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무엇보다 경북 상주 BTJ열방센터 관련 확진자가 500명 넘게 쏟아지는데, 역학조사를 거부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어 ‘제2의 신천지 사태’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15명 늘어 1140명이 됐다.
◇BTJ열방센터 검사 거부 속출
BTJ열방센터는 경북 상주시 화서면에 세워진 대형 기도원. 인터콥(InterCP)이란 선교 단체가 운영한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이곳에선 연말부터 방역 지침을 무시하고 선교 교육 등 각종 대규모 행사가 열렸다. 지금까지 505명이 이 시설을 매개로 코로나에 감염됐다.
문제는 이곳에 모인 참석자들이 진단검사와 역학조사를 거부하는 사례가 속출하는 것이다. 지난해 대구에서 확진자 수천 명을 유발한 ‘신천지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방역 당국이 파악한 방문자는 2837명이다. 하지만 진단검사에 응한 사람은 지난 주말 기준 872명(31%)에 불과하다. 이인수 상주보건소장은 “확보한 번호로 전화를 걸면 ‘난 간 적 없다’ ‘휴대전화 번호를 도용당한 것 같다’며 검사를 거부하는 사람이 많아 확진자 파악에 어려움이 많다”고 했다. 방역 당국 추적을 피하려고 일부 방문자는 상주로 향하기 전부터 휴대전화 전원을 껐다는 이야기도 돈다.
서울시에 따르면 센터에 방문한 서울 시민 283명 중 검사를 받지 않은 사람은 169명(59.7%)에 달한다. 이 중 45명은 검사 예정이다. 45명은 센터를 찾은 적이 없다며 검사를 거부하고 있다. 착신불가·결번 등으로 연락이 되지 않는 사람도 79명이다. 백운석 서울시 문화정책과장은 11일 “15일까지 진단검사 이행명령을 발동하고 미검사자 주소지를 방문해 검사를 독려할 예정”이라며 “정당한 사유 없이 검사를 거부하면 고발 등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고 했다. 이 밖에 경기도에선 방문자 724명 중 480명(66.3%)이, 대구에선 153명중 89명(58.2%)이 검사를 받지 않았다.
◇“백신 맞으면 노예 된다” 주장도
열방센터 방문자들이 코로나 검사를 피하는 이유로는 인터콥 설립자인 최바울 선교사가 주장한 ‘백신 노예론’과 관련 있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최 선교사는 지난해 7월 강연에서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2015년 국제 콘퍼런스에서 ‘코로나에 대비해야 한다’며 백신 개발을 주장했다. 그런데 이 백신은 다른 백신과 달리 DNA 구조를 바꾼다”며 “(백신을 맞으면) 절대 복종만 한다. 세계가 그들의 노예가 된다”고 말했다.
인터콥은 ‘공격적 선교’ 방식으로 기독교단 내에서도 종종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이들은 신천지와 달리 특정인을 중심으로 한 교단은 아니고 기성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들이 인터콥 수련회에 참가한 후 각자 교회와 직장으로 돌아가 생활하며 활동한다. 설립 초기부터 의사나 교사 등 전문직 개신교인들을 선교사로 양성하는 방식을 추진했는데 기성 교단이 조심스러워하는 이슬람권 국가와 공산권 국가에도 비밀리에 선교사를 파송하면서 물의를 빚곤 했다. 기성 교단 선교사들은 대부분 현지 문화에 맞춰 스며드는 방식으로 선교한 것과 달리 현지에서 거부감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선교 활동을 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같이 활동하는 선교사들까지 위험하게 만든다’는 우려가 제기되곤 했다. 2007년 발생한 아프가니스탄 분당 샘물교회 납치 사건 당시에도 현지 가이드를 인터콥 소속 선교사들이 맡았던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한 개신교계 인사는 “열방센터에서 대규모 확진자가 나와 개신교 전체 이미지가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인터콥은 2020년 현재 세계 각국에 전문직 선교사를 1400여 명 파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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