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양모 살인죄 적용' 고심 깊은 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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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부모의 학대를 받다가 생후 16개월에 숨진 '정인이 사건'의 첫 재판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양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가운데 검찰은 혐의 변경을 적극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등은 사건의 잔혹성을 고려해 주 학대자인 양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정인이 양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않는 검찰에 항의하는 뜻으로 협회가 설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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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검의 재감정 의견서 받아 검토
의사회서는 '살인죄 적용' 의견서
檢 "공판서 공소유지 만전" 밝혀
첫 재판서 '공소장 변경' 가능성
남부지검 앞 '엄벌촉구' 근조화환
경찰선 아동학대전담팀 설치키로
11일 서울남부지검은 정인이 사망과 관련해 부검의 등에게 의뢰한 의견서를 받아 감정 결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달 부검의 3명에게 정인이 사망 관련 재감정 의견서를 요청했고,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로부터 양부모에게 살인죄를 적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견서를 제출받았다.
현재 정인이의 양모는 아동학대치사와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양부는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한아동학대방지협회 등은 사건의 잔혹성을 고려해 주 학대자인 양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13일 공판에서 (의사회 등의 의견서) 검토 결과를 반영해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첫 재판에서 공소장이 변경될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다. 검찰은 공소장 죄명에 살인죄를 추가해 살인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로, 아동학대치사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삼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날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서울남부지법 청사 정문 양옆 200m 남짓한 거리에는 70여개의 근조화환이 빼곡히 들어섰다. 정인이 양모에게 살인 혐의를 적용하지 않는 검찰에 항의하는 뜻으로 협회가 설치한 것이다. 서울과 대전, 부산, 미국 LA, 독일 등 곳곳에서 많은 이들이 보낸 후원금으로 설치한 화환에는 ‘우리 불쌍한 아기, 세상의 모든 엄마가’, ‘귀하디귀한 정인아 다음에 아빠 엄마 딸로 와줘’ 등 세상을 떠난 정인이에게 보내는 말들이 적혀 있었다. ‘어떻게 죽여야 살인입니까’, ‘살인자들은 살인죄로 처벌해 주세요’ 등 엄벌을 촉구하는 문구도 눈에 띄었다. 화환 사이에서는 아동학대 방지를 상징하는 하늘색 바람개비 50개가 끊임없이 돌아갔다.
1인 시위 한 시민이 11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방검찰청·남부지방법원 정문 앞에서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엄벌을 촉구하며 1인시위를 벌이고 있다. 남제현 선임기자 |
또 경찰은 아동학대 등을 담당하는 학대예방경찰관(APO)에 대한 인센티브 등 제도 내실화 방안도 추진 중이다. 많은 업무량, 민형사 소송 가능성 등으로 APO가 기피 보직인 탓에 아동학대 대응 전문성 제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 데 따른 것이다. 김 청장은 “다시는 그런 일(정인이 사건)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며 “사과문 등을 통해 약속드렸듯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유지혜·김승환 기자 kee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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