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국정기조 변화 의지 보이지 않는 文대통령 신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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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신년사를 통해 신축년 새해 국정운영 비전으로 '회복·도약·포용'을 제시했다.
국민들이 신년사에 기대했던 것은 그동안의 국정 난맥상에 대한 냉철한 진단과 진정한 성찰, 그리고 강력한 국정기조 변화 의지였으나, 이런 것들은 보이지 않았다.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 장밋빛 비전은 담겨 있지만, 국민의 변화·혁신 열망을 담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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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증강' 위협에도 대응 안 해
신년회견서 새 청사진 제시해야
국민들이 신년사에 기대했던 것은 그동안의 국정 난맥상에 대한 냉철한 진단과 진정한 성찰, 그리고 강력한 국정기조 변화 의지였으나, 이런 것들은 보이지 않았다. 어제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문 대통령 국정 지지율은 35.5%로 또다시 역대 최저치를 경신할 정도로 민심은 싸늘하게 식어 있다. 문 대통령이 기존 국정운영 방식을 답습할 경우 민심을 되돌리고 국정 동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다. 부동산·경제 정책의 근본 전환, ‘내로남불’ 국정운영 방식의 변화 등이 절실하다.
신년사에서 문 대통령은 부동산 문제를 놓고 “국민들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사실상 첫 사과를 했으나, 여타 분야에 대해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없었다.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서도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만 했을 뿐 구체적인 대안은 제시하지 않았다. 검찰개혁과 관련해서도 1년여간 나라를 뒤흔들었던 추미애·윤석열 갈등에 대한 언급 없이 “개혁된 제도를 안착시켜 나가겠다”는 원론만 언급했다.
코로나19 방역, 일자리, 경제성장 등에 대해서는 자화자찬으로 일관했다. 코로나19 3차 대유행이 뚜렷한 진정세로 접어들지 못했고 백신 접종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V자 반등’을 자신한 것이다. 코로나19 방역과 관련해 “드디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인다”고 했지만, 서울 동부구치소 등의 방역 실패에 대해선 사과하지 않았다. 경제 현실에 대한 오독(誤讀)도 심각하다. 문 대통령의 인식과 달리 지난해 3분기 플러스 성장 전환은 수치의 허상에 가깝다. 비교 대상인 2분기 지표(성장률 -3.2%)가 워낙 나쁜 데 따른 기저효과 영향이 컸다. 규제 일변도 정책으로 기업 의욕을 꺾어 놓고도 “기업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한 것은 재계의 싸늘한 반응을 낳는다.
북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차 노동당 대회에서 대놓고 핵 위협을 했는데도 문 대통령은 이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대신 남북 간 ‘상생과 평화’를 강조하며 “언제든 어디서든 만나고 비대면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북의 핵 위협을 방조하겠다는 말인가. 문 대통령의 신년사에 장밋빛 비전은 담겨 있지만, 국민의 변화·혁신 열망을 담지는 못했다. 대통령 신년사가 말의 성찬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조만간 이어질 신년 기자회견에서 구체적이고 진일보한 국정 비전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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