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은행장, 최종건에 "자산동결 큰 실수, 美압력서 벗어나라"
압돌 나세르 헴마티 이란 중앙은행 총재가 이란을 방문한 최종건 외교부 1차관에게 “한국이 이란의 자산을 동결한 것은 큰 실수이며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이란 타스님 통신이 11일 보도했다.
헴마티 총재는 최 차관이 이끄는 한국 대표단과의 회담에서 “한국 은행들은 수년 동안 이란의 자산을 동결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를 거부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1년 6개월 전 한국 방문 중 한국 관리들과의 회담을 언급하면서 “한국 관리들은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협력하기로 약속했지만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헴마티 총재는 “이란은 자산 확보를 위한 법적 조치를 시작했다”며 “협상이 결과를 내는 데 실패한다면 법적인 절차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동결 자금을 양국 관계의 큰 걸림돌이라고 표현하면서 “이 문제와 관련해 한국이 곧 물러나는 미국 행정부의 압력에서 독립적으로 행동할 것을 기대한다”고 했다.
이어 “한국과 이란의 오래되고 친밀한 관계는 다른 나라나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같은 개인에게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앞서 이란 최고지도자의 직속 특별조직인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4일 걸프 해역에서 해양오염을 이유로 한국케미호를 나포했다. 한국케미에는 한국인 5명 등 20명이 승선했으며, 반다르아바스 항에 억류 중인 한국케미 선내에 머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란이 한국케미를 나포한 배경으로 꼽히는 한국 내 이란 자금은 70억 달러(약 7조6000억 원)로 추정된다. 이 자금은 우리은행 등 일부 국내 은행 내 이란의 원화결제계좌에 있다.
하지만 이란 측과 가까운 국내 일부 법조인·정치인 등에 따르면 실제 한국 내 동결된 이란 자금이 100억 달러에 달한다는 관측도 있다. 일본, 터키 등 다른 나라는 미국의 대이란 제재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이란 자금을 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표단은 전날(10일) 세예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과 회담했다. 하지만 한국 측은 선박과 선원의 조속한 억류 해제에 우선순위를 두었지만, 이란 측은 동결 자금 사용 문제에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대표단은 현지 시각으로 11일 오후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할 예정이다.
외교부 1차관, 청와대 국가안보실 제1차장 등을 역임한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번 나포사건에 아쉬운 부분이 많다”면서 “정부는 이미 한달전에 나포와 관련된 정보를 입수했지만 대처는 수동적이었고, 결국 최악의 상황이 벌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전에 예방할 기회는 또 있었다”면서 이란 로하니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까지 보내 원유대금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이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점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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