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CIA가 멋있어 보였나... 中첩보기관도 홍보영상 이례적 공개
“우리는 조국이 가장 필요한 곳에 무형의 장성(長城)을 쌓는다.”
중국 국가안전부가 10일 관영 매체를 통해 4분 20초짜리 선전 영상을 공개했다. ‘이름 없는 영웅’이라는 주제다. 미국 CIA(중앙정보국)처럼 중국의 첩보 부문을 책임지는 국가안전부가 선전 영상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라고 중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영상에서는 배우 리이펑(李易峰)이 출연해 “당신은 세상이 조용하다고 생각하지만 격랑의 요동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미국 반정부 시위 영상, 쓰나미에 잠기는 일본 후쿠시마 원전을 다룬 영화의 한 장면 등을 보여준다. 상하이⋅선전과 함께 대만 타이베이, 홍콩, 마카오의 모습도 나온다. 그러면서 “우리는 널리 보는 눈이며 밝은 귀”라며 과학·기술, 군사, 금융 등
분야에서 ‘숨은 적’과 싸우는 정보 기관원들의 노력을 치하한다. 다만 영상에서 국가안전부와 관련된 구체적 모습은 나오지 않는다. 국가안전부라는 단어도 딱 한 차례 등장한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선전 영상 공개에 대해 안보 전문가를 인용해
“중국의 국력이 세지고 국제 무대에서 역할이 확대되는 가운데 국가안전부가 이에 걸맞은 조직 이미지를 갖추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영화의 소재가 되는 미 CIA, FBI(연방수사국)처럼 국가안전부의 임무를 ‘긍정적으로’ 포장해 대중에게 알리려는 취지라는 해석이다. 이 매체는 국가안전부가 최근 중국 매체 인터뷰를 통해 채용 방식을 알리는 등 전과 달리 대중에게 다가가려고 한다고 전했다. 첩보전은 중국 드라마의 단골 소재지만 항일전쟁이나 국공내전 시기 간첩들의 활약을 다룬 경우가 대부분이다. 국가안전부는 1983년 방첩 관련 기관 등을 합쳐 만든 기구다. 현재 부장(장관)은 천원칭(陳文清·61)이다.
중 국가안전부의 이 같은 달라진 모습은 미 CIA가 2000년대 들어 추진했던 여러 노력을 연상시킨다. CIA는 2006년 유튜브, 2011년 플리커, 2014년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계정을 개설, 대중과 소통을 강화하려는 노력을 펼쳐왔다. 미국 내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거세지자 최근에는 다양한 인종·문화적 배경을 가진 요원을 선발하겠다며 채용 홈페이지를 개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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