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내 메모리 반도체보다 커진다".. '호재 만발' K배터리, 투자 전 유의점은?

김기중 2021. 1. 11. 2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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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학개미 눈으로 본 2021 주요산업]
LG화학(왼쪽 사진)과 SK이노베이션 연구원들이 각자 자사의 배터리 셀을 들어보이고 있다. LG화학·SK이노베이션 제공

2021년 대한민국에서 배터리(2차전지)는 반도체와 어깨를 견줄만큼 가장 '핫한' 산업으로 꼽힌다. 배터리의 최대 수요처인 전세계 전기차 시장이 급성장하는 가운데, 세계 5위권 안에 나란히 포진한 LG에너지솔루션(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3사의 입지도 굳건하다. 다만 넘치는 호재 속에도 투자 전 눈여겨 볼 변수에 주목할 것을 전문가들은 권한다.


"경기부양책 올라탄 전기차... 미래 배터리 수요 폭증 전망"

11일 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시장은 올해뿐 아니라 향후 수년간 큰 폭의 성장세가 확실시되는 분야다. 시장조사기관 IHS 마킷은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가 연평균 25%씩 성장해 2025년에는 1,600억 달러(한화 약 186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2025년 1,490억 달러(약 173조원)로 전망되는 메모리 반도체 시장보다 더 커진다는 것이다.

실제 배터리의 미래를 밝히는 호재는 수두룩하다. 우선 주요국의 환경 규제 효과가 올해부터 본격화된다. 유럽에선 이산화탄소 배출량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자동차 제조사가 벌금을 물게 돼 전기차 수요가 폭증하고 있다. 미국도 친환경 공약을 내세운 바이든 대통령 취임 후 유럽과 비슷한 분위기가 기대된다.

코로나19에 맞선 각국의 경기부양책이 전기차 지원 정책을 포함하고 있는 점도 배터리 업체에게는 호재다. 한상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중국 배터리업체 CATL의 시장 점유율이 상승한 것은 중국 정부의 지원에 따른 시장 성장세 덕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향후 유럽, 미국 등 선진국 중심 성장세가 나타나면 상대적으로 한국 업체들이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기차 덕만 기대할 게 아니다. 배터리는 장차 인공지능(AI), 로봇, 사물인터넷(IoT), 에너지저장장치(ESS), 드론 등 첨단 기술 수단마다 주요 동력원으로 사용돼 미래 수요가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시각물_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점유율

투자 전 주목할 변수는?

국내 배터리 3사는 올해도 꾸준히 투자를 확대해 해외 생산 거점을 넓힐 예정이다. 하지만 3사의 향후 주가 흐름을 단순히 실적만 보고 판단하기엔 만만찮은 변수도 숨어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의 모회사인 LG화학 주가는 SK이노베이션과의 국제소송 결과에 따라 요동칠 수 있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벌이고 있는 양 사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 최종판결이 다음달 10일 나올 예정이다.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추진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의 상장도 변수다. LG에너지솔루션의 기업가치가 상장 이후에도 LG화학 주가에 충분히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배터리 사업 기대감으로 주가가 급등한 SK이노베이션은 향후 정유사업 실적에 따라 주가가 요동칠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1분기 국제유가 급락에 따른 원유재고평가손실 때문에 무려 1조7,75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바 있다. 국제유가가 다시 급락한다면 SK이노베이션의 실적도 꼬꾸라질 수도 있다.

삼성SDI는 경쟁사보다 이익 전망에 변수가 적다는 게 장점이다. 최근 삼성SDI는 현대차가 출시하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차량에 배터리 공급을 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주가가 연일 급등하고 있다. 다만 현대차 납품 물량이 아직 불확실하다는 변수는 있다.

시각물_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 규모

3사 모두에게 지난해 현대차, 제네럴모터스(GM), 포드, BMW 등 해외 업체의 잇따른 전기차 화재 사태는 위험 요소다. 배터리가 유력한 화재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어 조사 결과에 따라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이밖에 배터리 시장 경쟁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고, 완성차 회사가 속속 배터리 사업에 뛰어들어 장차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목표주가 연일 상향 행진

그럼에도 증권사들은 국내 배터리 3사가 가장 매력적인 투자처라며 목표주가를 앞다퉈 상향하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LG화학(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매출이 지난해보다 48% 증가한 18조4,000억원까지 늘어 성장세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며 LG화학의 목표주가를 기존 92만원에서 125만원으로 상향했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I의 목표주가를 현재보다 26.5% 뛴 86만원으로 상향 조정했고, 황윤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의 목표주가를 33만원으로 상향했다.

김기중 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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