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양 부모는 잠재적 학대자?"..위축되는 입양 가정
[앵커]
“본질은 입양이 아닌 아동학대입니다” 전국입양가족연대가 낸 성명서 내용입니다.
입양됐던 정인이가 학대로 숨진 뒤 입양에 대한 편견이 커질까 봐 우려하고 있습니다.
아동학대는 물론 사라져야 하고, 입양제도도 촘촘히 점검해야 하지만 입양아라서, 또 양부모라 문제가 생겼다고 일반화하는 건, “가슴으로 낳은 아이”를 키우는 평범한 입양가정의 일상을 움츠러들 게 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이 내용은 박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정인이 묘소를 찾은 이 남성은 입양 자녀 두 명을 둔 오창화 씨입니다.
벌써 두 번째 방문입니다.
입양을 한 부모로서 정인이 사건에 대한 안타까움이 특히 크지만 새로운 걱정도 생겼습니다.
입양 가정에 대한 편견이 커질까 하는 우려입니다.
[오창화/전국입양가족연대 대표 : “(한 입양 부모는) 연락이 없는 분이 전화가 와서는 막 ‘반갑다’고 그러다가 전화 말미에 ‘근데 걔(입양자녀)는 잘 있어?’ 이러고 묻더라는 거에요. 이런 시각을 받는 것이 얼마나 입양 가족들한테는 두려움도 되고요.”]
아이 셋을 공개 입양한 배지연 씨, 입양 희망자들이 자주 조언을 구하는데 요즘은 걱정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합니다.
[배지연/입양모 : “입양을 준비하고 있는 젊은 부부들이 있는데 지인들이 굉장히 좀 걱정도 하시고 실제로 준비하려고 하는 가정들도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특히 입양 부모들은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가 입양 절차에 대한 관리 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나선 것에 대해 본질을 제대로 볼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오창화/전국입양부모연대 대표 : “(정인이 사건은) 10년간 263명의 아이들이 죽은 사건 가운데 단 하나인 사건이고요. 이것은 입양 가족의 문제가 아니라 아동학대 사건으로 많은 분들이 인식하셨으면...”]
실제 정부 통계에서도 전체 아동학대 중 친부모 중 한 명이라도 있는 가정에서 발생한 게 10건 중 9건으로 대부분이며, 입양 가정에서 발생한 아동학대는 0.3%에 불과합니다.
[정익중/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 : “유독 양부모라든지 이런 부모에게서 아동학대가 일어났을 때 국민들이 공분을 하고 언론에서도 관심을 가져요. 입양이 보호 요인이면 보호 요인이지 위험 요인은 아니다.”]
실제 법원이 입양 여부를 최종 결정하는 등 절차를 강화하기 시작한 2012년 이후 국내 입양 사례는 천 명 이하로 떨어졌고 지금은 3백 명대로 줄었습니다.
KBS 뉴스 박찬입니다.
촬영기자:최원석 김재현/영상편집:차정남
박찬 기자 (coldpark@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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