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샹젤리제, 명품 쇼핑 거리서 다시 '자연 중심'으로
1.9km 구간 '정원화' 돌입
[경향신문]
프랑스 파리를 대표하는 명소 샹젤리제 거리가 거대 정원으로 바뀐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로 알려졌지만 매연과 소비의 중심지로 전락한 이곳을 사람과 자연 중심의 거리로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가디언은 10일(현지시간) 안 이달고 파리시장이 샹젤리제위원회가 제안한 정원화 프로젝트에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정원화 계획에 따라 약 1.9㎞에 이르는 파리의 중심부는 특별한 정원으로 바뀌게 된다. 2030년 완성이 목표인 이 프로젝트에는 약 2억5000만유로(3340억원)의 예산이 배정됐다. 샹젤리제위원회는 소비와 관광, 오염의 중심지가 된 거리를 생태적이며 가치 있고, 포용적인 곳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계획대로라면 도로는 지금의 절반으로 줄어들고 산책로와 정원이 생긴다. 대기오염 개선을 위해 나무 터널도 조성된다.
개선문부터 콩코드 광장까지 이어지는 샹젤리제 거리는 프랑스와 파리를 상징하는 대표 명소다. 17세기 여왕의 산책로로 사랑받았던 이곳은 1709년 샹젤리제로 이름을 지은 뒤 길을 넓혔고 이후 보통 사람들이 산책을 다니는 대중적인 장소가 됐다. 샹젤리제는 그리스 신화 속 신들의 정원을 프랑스식으로 부른 말이다. 1944년 2차 세계대전 때 연합군이 나치군과의 전쟁에서 승리한 뒤 시민들이 뛰어나와 함께 기쁨을 만끽한 역사적 장소이기도 하다.
샹젤리제 거리는 과거의 명성도 의미도 잃어버렸다는 비판이 많았다. 현재 샹젤리제를 대표하는 것은 명품숍과 고급 자동차 전시장, 비싼 임대료 등이다. 이에 따라 2018년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여 샹젤리제위원회를 만들고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위원회는 2019년 “많은 관광객들이 몰려들고 있고, 유명 기업들이 경쟁적으로 뛰어들었지만 정작 파리 사람들은 그런 것에 지쳐가고 있다”고 밝혔다. 정원화 프로젝트를 담당한 건축회사 PCA-스트림은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기준으로 샹젤리제엔 하루 평균 10만명이 지나가는데, 72%가 관광객”이라고 밝혔다. 8차선 도로엔 시간당 평균 3000대의 차량이 지나가 대기오염도 심각하다. 파리시는 에펠탑과 콩코드 광장 등 다른 명소 주변도 재정비를 추진하고 있다.
장은교 기자 indi@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나도 부정선거라 생각했다”···현장 보고 신뢰 회복한 사람들
- 국힘 박상수 “나경원 뭐가 무서웠나···시위대 예의 있고 적대적이지도 않았다”
- 늙으면 왜, ‘참견쟁이’가 될까
- 공영방송 장악을 위한 이사장 해임 “모두 이유 없다”…권태선·남영진 해임무효 판결문 살펴
- 내란의 밤, 숨겨진 진실의 퍼즐 맞춰라
- ‘우리 동네 광장’을 지킨 딸들
- 대통령이 사과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사과해요, 나한테
- 독일 크리스마스 마켓에 차량 돌진…70명 사상
- [설명할경향]검찰이 경찰을 압수수색?···국조본·특수단·공조본·특수본이 다 뭔데?
- 경찰, 경기 안산 점집서 ‘비상계엄 모의’ 혐의 노상원 수첩 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