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내부 "안철수와 합치자"..김종인 "이런 콩가루 정당은 처음"

박순봉·심진용 기자 2021. 1. 11. 20:5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정당 통합은 있을 수 없다"
정진석·오세훈 향해 격노
서울시장 후보 단일화 놓고
자강론과 통합론 충돌 격화

[경향신문]

대구 동화사에서 만난 안철수·홍준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왼쪽)와 홍준표 무소속 의원(오른쪽)이 11일 대구 동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조계종 종정 진제 스님을 각각 인사차 방문했다가 시간이 겹쳐 자리를 함께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단일화 방식을 두고 이견을 표출하고 있다. 정진석 4·7 재·보궐선거 공천관리위원장과 오세훈 전 서울시장 등은 안 대표에게 합당을 제안했지만,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합당 제안에 “있을 수 없는 이야기” “콩가루 집안 같은 정당”이라며 격노했다. 이 같은 입장차는 안 대표를 서울시장 보궐선거 승리의 필수조건으로 보느냐, 하나의 변수로 보느냐의 차이에서 나오는 것으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11일 안 대표가 선택할 수 있는 단일화 방식은 입당뿐이라고 쐐기를 박았다. 김 위원장은 비상대책위원회의 후 기자들에게 “정당 통합은 있을 수도 없는 이야기고 전혀 상상을 못하는 상황”이라며 “더 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비공개 회의에서 정 위원장과 오 전 시장을 향해 격노했다. 복수의 참석자 말을 종합하면 김 위원장은 정 위원장의 합당 제안을 두고 “사전조율 없이 왜 그런 이야기 하느냐” “전에도 그러더니 이런 콩가루 집안 같은 정당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오 전 시장에 대해선 “제정신이 아니다. 서울시장 출마하겠다는 사람이 안철수가 입당하면 안 나가겠다는 논리를 펴는 게 말이 되느냐”고 했다. 정 위원장은 앞서 국민의당과 합당을 제안했고, 오 전 시장은 안 대표가 입당 또는 합당하면 시장 선거에 불출마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 위원장의 ‘자강론’과 당내 ‘합당파’ 차이는 ‘안 대표 없이 선거를 이길 수 있느냐 없느냐’에서 갈린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국민의힘이 자체 후보를 잘 내세우면 4월 (서울·부산 시장) 보궐선거를 무조건 이길 것”이라며 “자력으로 후보 내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안철수로 요령을 부리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들 눈에는 기회주의로 비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 전 시장이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에 김 위원장 발언을 “적절치 않다”고 반박하면서 충돌 양상도 드러났다. 당내에선 오 전 시장처럼 ‘안 대표 없인 필패’라고 판단하는 이들도 많다. 당 관계자는 “3자 구도로 이길 수 있다고 보는 건 지나친 낙관주의”라고 김 위원장을 비판했다. 한 중진 의원은 기자와 만나 “김 위원장이 무슨 정통성이 있느냐”며 통합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안 대표는 이날 대구 팔공산 동화사에서 홍준표 무소속 의원과 만났다. 안 대표 측은 우연이라고 했지만 안 대표가 야권 단일화를 위해 움직이고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박순봉·심진용 기자 gabgu@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