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란 외교차관 협상 '빈손'
한국 상선 나포 6일 만에 테헤란에서 고위급 회담
[경향신문]
이란을 방문 중인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은 10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차관과 만나 억류 중인 한국 선원 석방과 한국 은행에 동결된 이란 자금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최 차관은 조속한 억류 해제를 요구했지만 이란은 한국 은행에 동결된 원유수출 대금 70억달러 문제를 우선 해결할 것을 강조했다.
선박 나포 6일 만에 이뤄진 이번 양국 간 고위급 직접 대화에서 최 차관은 한국 선원들의 신속한 석방을 강력히 요청하고 이란 측이 주장하는 한국 선박의 환경오염 행위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요구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란 측은 자료제출에 협조적이었지만, 조기 석방 여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은 채 동결자금 문제를 집중 거론했다.
이란 외교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아라그치 차관은 “한국 은행들이 미국 제재에 대한 두려움을 들어 이란의 현금자산을 2년 반 가까이 불법 차단했다”며 “양국관계 확대는 이 문제가 해결돼야만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란은 한국 내 금융자산 동결이 미국이 가한 잔인한 제재보다는 한국의 정치적 의지 부족의 결과라고 믿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국 측의 진지한 노력을 촉구했다. 그는 “한국은 이 문제를 정치화하는 것을 피하고 법적 절차를 통해 이 문제를 차분히 다루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강경파와 가까운 내부 소식통은 “동결자금 문제를 풀기 위한 우리의 싸움은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했으며 한국인들은 모욕을 당할 필요가 있었다”며 “그들은 우리가 약과 백신을 간절히 사려고 할 때 이란의 자금을 제한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날 전했다.
최 차관은 12일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이란 고위급 인사들도 잇따라 면담할 예정이다. 최 차관은 동결자금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이란중앙은행 총재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신모·윤기은 기자 sim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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