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한파에..노숙인들, 오늘 밤은 어디로 가야 하나요

장필수 2021. 1. 11. 2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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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 일어나면 추위 때문인지 다리가 저려서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합니다. () 매일 잠들 때면 '내일 아침에 깰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할 정도입니다."

한파가 올 경우 노숙인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노숙인 응급잠자리'와 '시설 입소'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추모제기획단은 "이런 시설들은 집단밀집시설이라 정부의 코로나19 예방책과 상충한다는 점에서 적절한 대응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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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세계 대유행]홈리스 단체 인권위에 긴급 구제 신청
10일 밤 서울역 인근 공원에서 노숙인들이 침낭, 종이박스 등에 의지한 채 영하 10도의 날씨를 견디고 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자고 일어나면 추위 때문인지 다리가 저려서 제대로 일어나지도 못합니다. (…) 매일 잠들 때면 ‘내일 아침에 깰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할 정도입니다.”

푹 눌러쓴 검은 야구모자 사이로 흰머리가 보이는 노숙인 김아무개씨는 준비해 온 발언문을 더듬더듬 읽었다.

노숙인을 지원하는 43개 시민단체 연합인 ‘2020 홈리스추모제 공동기획단’(추모제기획단)은 11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와 한파라는 ‘이중고’에 시달리는 이들을 긴급 구제할 주거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코로나19로 줄어든 무료급식소에 끼니 걱정을 해오던 노숙인들은 최근 한파까지 닥치며 고통이 커지고 있다. 이들을 구제할 안전망은 느슨하다. 추모제기획단은 “서울시의 임시주거지원사업(일정 자격을 갖추면 고시원 등 월세 지원)이 예산 소진으로 운영이 중단됐다. 사업이 회계연도에 맞춰져 있다 보니 12월 말부터 1월까지는 해당 사업이 중단되는 일이 매년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보건복지부의 긴급복지지원사업에 대해 “최초 노숙일로부터 6개월 미만인 경우에만 지원하도록 대상을 한정해 기존 노숙인들은 이용이 어렵다”고 덧붙였다. 한파가 올 경우 노숙인들은 최후의 수단으로 ‘노숙인 응급잠자리’와 ‘시설 입소’를 선택할 수도 있지만, 추모제기획단은 “이런 시설들은 집단밀집시설이라 정부의 코로나19 예방책과 상충한다는 점에서 적절한 대응이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임시주거지원사업은 예산이 남아 있고 중단 없이 진행하고 있다. 응급잠자리는 코로나19 음성 확인된 분들만 출입시키고, 칸막이 설치와 침실 간 거리두기 등 방역지침을 준수하며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추모제기획단의 일원인 ‘홈리스행동’은 이날 김씨를 포함해 한파 속 정부로부터 제대로 된 주거 지원을 보장받지 못한 8명의 피해 사례를 모아 인권위에 진정을 냈다. 진정서에는 인권위가 보건복지부·국토교통부·서울시에 △노숙인을 위한 임시거소 또는 임시주거비를 지원하고 △긴급복지지원사업의 기간 제한 요건(최초 노숙일로부터 6개월 미만)을 폐지하고 △최저주거기준을 개정하도록 제도 개선을 권고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이 담겼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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