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정명훈' 될까..피아니스트 김선욱 지휘자 데뷔
[앵커]
조성진과 함께 클래식 음악계에서 보기 드문 '팬덤'을 불러온 피아니스트 김선욱.
그동안 지휘자에 대한 꿈을 여러 차례 밝혀왔는데, 마침내 KBS교향악단과 함께 정식 데뷔 무대에 오릅니다.
정명훈의 명성을 이을 '차세대 거장'으로 성장할 수 있을지, 국내외 음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정연욱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영국 리즈 국제 콩쿠르 최연소 우승 뒤 일약 스타로 떠오른 피아니스트 김선욱.
당시 나이는 불과 19살이었습니다.
들뜨지 않고 학구적인 자세를 유지하며 팬들의 사랑을 받아온 그가 돌연 지휘봉을 잡았습니다.
["조금씩 무거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있거든요."]
영국왕립음악원에서 지휘 수업을 받는 등 훈련을 병행해온 끝에, 국내 정상급 오케스트라와 정식 데뷔 무대를 갖게 됐습니다.
["저도 이제 30대 중반을 보고 있고 지금 시작하지 않으면 나중에는 두려워서 시작을 못 할 것 같다는 걱정이 들더라고요."]
세계적인 명성을 누리는 음악가답지 않게 조심스러운 태도로 리허설을 이끌다가도,
["제가 30분 이상 리허설을 해본 것도 처음이고..."]
음악의 완성도에는 타협의 여지가 없습니다.
["크레센도를 부탁드리는 게 아니라 아티큘레이션이 정확했으면 좋겠어요."]
첫 무대의 중압감에 시달리면서도, 한편으로는 오랜 꿈을 이룬 설렘을 감추지 못합니다.
["애송이 지휘자지만 음악을 더 넓혀서 즐거움을 얻는다고 해야되나? 그런 기분이 더 큰 것 같아요."]
피아니스트로 시작해 지휘자로 거장이 된 정명훈을 연상케 하는 행보, 아직은 비교조차 불가능하다며 손사래를 칩니다.
["(피아노와 지휘, 뭐가 더 힘들어요?) 지휘가 훨씬 힘들죠. 지휘가 몇십 배로 더 힘든 것 같습니다."]
하지만 피아노와 지휘 모두 음악을 만드는 과정이기에,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이라 강조합니다.
["카리스마 있는 척을 할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음악을 연주하는 것 자체가 이미 내 자신의 벌거벗은 모습을 드러내는 것이나 마찬가지거든요."]
KBS 뉴스 정연욱입니다.
촬영기자:조영천/영상편집:김은주
정연욱 기자 (donke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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