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지자 또다시 무력 시위?..바이든 취임식 '긴장'

류정화 기자 입력 2021. 1. 11. 19:14 수정 2021. 1. 11.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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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회의 #여당 발제
[앵커]

미국 의회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본격적으로 추진합니다. 이르면 내일(12일) 하원에선 표결에 돌입할 수도 있는데요. 일부 트럼프 지지자들은 바이든 당선인이 취임하는 20일, 또다시 모종의 행동을 계획하고 있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바이든 취임식 불참 의사를 밝혔습니다. 류정화 반장이 관련 소식을 정리했습니다.

[기자]

[낸시 펠로시/미국 하원의장 (현지시간 지난 10일) : 트럼프 대통령은 부재중이지만, 두 번째 탄핵에 대한 하원의 강력한 지지가 있습니다.]

이제 임기가 딱 9일 남았지만, 여전히 국제뉴스를 도배하고 있는 이 남자, 바로 트럼프 대통령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소추안이 오늘 발의될 예정입니다. 최소 195명의 민주당 하원 의원이 탄핵안 발의에 서명했다고 하는데, 이르면 내일 표결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지난 주 수요일, 초유의 의사당 습격사건에 대한 책임을 묻는 거죠. 당일 아침 지지자들이 모인 자리에서 이렇게 연설했죠. '내란 선동' 혐의입니다.

[도널드 트럼프/미국 대통령 (현지시간 지난 6일) : 오늘 여기 모인 우리는 급진 좌파 민주당 세력이 우리가 이긴 선거를 훔쳐 가는 걸 원치 않습니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을 겁니다. 패배도 인정하지 않을 거고 그런 일은 없을 겁니다.]

미국 하원에서의 통과는 어렵지 않아 보입니다. 과반 찬성이면 통과인데, 이미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죠. 문제는 상원입니다. 2/3, 즉 67% 이상을 득표해야 하는데, 현재 의석수는 50대 50입니다. 공화당에서 추가로 17명의 이탈표가 있어야 탄핵이 가능합니다. 공화당 측에선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대통령을 탄핵하는 건 미국을 더 분열시킬 뿐"이라고 했습니다. 민주당 입장에서도,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할 취임식과 임기 초기에 전직 대통령 탄핵 이슈가 온 나라를 뒤덮는 건 싫겠죠. 일단 하원부터 처리한 후에, 상원으로는 바이든 취임 100일 전후에 탄핵안을 송부하는 '단계론'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등 떠밀려 '순조로운 정권이양'을 약속하긴 했지만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엔 불참하겠다고 했습니다.

▶ 사상 초유의 의회 의사당 난입 사태

다시 봐도, 믿기지 않는 영화 같은 장면들이죠. 미국 민주주의의 상징인 의사당이, 그야말로 폭력으로 뒤덮였습니다. 그런데 트럼프 지지자들이 또다시 무력시위를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지지자들이 개설한 사이트에는 'sunday gunday' 키워드를 단 글들에서 바이든 대통령 취임식을 앞둔 이번 주말, 무장 행진을 하자는 제안들이 지속적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취임식 당일 워싱턴 DC에서 100만 민병대 행진을 벌이자는 제안도 있습니다. 새 대통령을 맞이하는 잔칫날을 준비해야 할 워싱턴은 긴장감이 감돕니다. 주 방위군 5000명을 의사당 주변에 배치했습니다. 바이든 당선인이 가는 행사장마다 완전 무장한 군인들이 배치되고, 길 건너편에는 커다란 덤프트럭을 세워놨습니다.

언론과 여론을 모두 적으로 돌린 트럼프의 마지막 무기라고 할까요. 트위터 계정도 영구 정지됐습니다. 트위터가 가장 문제 삼은 트윗, 바로 '20일 취임식에 가지 않겠다'는 겁니다. 또다시 폭동이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방조하면서, 이른바 지지자들에게 '좌표'를 찍어줬다는 거죠. 트럼프 지지자들은 보수 세력들이 주로 많이 써온 '팔러'로 이른바 '디지털 망명'을 했는데요. 이 '팔러' 앱마저도 구글과 애플이 다운로드 차단에 나서면서, 서비스 중단 위기에 몰렸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그동안 누구보다 트위터를 영리하게 이용한 사람이었죠. 노골적으로 바이든을 조롱하면서 정적을 비판하는데 사용하는가 하면, 멀쩡한 미국언론들을 '가짜뉴스'라고 쏘아붙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싱가포르 회담 당시 베일에 싸인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 직후엔 "이제 더 이상 북한의 핵 위협은 없다"는 트윗을 쓰면서 기자들 입장에선 외신을 통하지 않고 직접 육성을 듣는 거 같은 효과를 내기도 했죠. 하지만 최근 몇 달 간은 트위터를 선거 불복의 도구로 사용하면서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경고 딱지를 받더니 결국 계정이 완전 중단됐습니다.

의사당 습격을 주동했던 사람들도 잇따라 체포됐죠.

[JTBC '정치부회의' (지난 8일) : 먼저 스스로를 '샤먼', 그러니까 점성술사라고 칭하는 제이크 앤젤리라는 인물입니다. 이렇게 얼굴에 페인트를 칠하고 털모자와 뿔이 달린 헬멧을 쓴 채 의사당에 난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책상에 마치 점령군처럼 발을 올려놓은 이 사람, 총기 옹호단체 리더인 리처드 바넷이라는 사람입니다. 책상 위에 있던 편지까지 챙기고선, 25센트짜리 동전을 '봉투값'이라고 던지고 나왔다고 합니다.]

제이크 앤젤리는 애리조나에서, 리처드 바넷은 플로리다에서 체포됐습니다. 모두 불법 침입과 난동혐의입니다. 의사당에서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올렸던 백인 우월주의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 소속 닉 옥스도 하와이에서 체포됐습니다. 17명이 연방법원에 기소됐고, 40명도 워싱턴 DC에서 법적 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수십 명을 더 추적 중입니다.

트럼프 탄핵 성사될 수 있을까요. 임기를 열흘도 안 남긴 트럼프 대통령을, 굳이 퇴임한 이후에까지 '탄핵'을 하려는 이유, 바로 2024년 재출마를 막기 위한 겁니다. 일단 공화당 인사들, 특히 상원의원들도 잇따라 트럼프 탄핵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전통과 법, 제도를 옹호하고 지향하는 '보수', 공화당의 입장에서 의사당을 폭력으로 유린한 극우세력들이 곱게 보이기 어렵겠죠. 트럼프 대통령은 최악의 대통령이라고도 했습니다.

[팻 투미/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현지시간 지난 10일) : 우리나라를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대통령이 가능한 빨리 사임한 후 떠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놀드 슈워제네거/전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 (현지시간 지난 10일) : 그들은 미국 민주주의의 건물을 부순 것만이 아닙니다. 그들은 이 나라를 세운 원칙들을 짓밟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패한 리더입니다. 그는 역사상 최악의 대통령으로 물러날 것입니다.]

바이든 대통령 당선 확정을 반대한 공화당 의원들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미국의 36개 독립 보험사 연합체와 세계적 호텔 체인이죠, 메리어트 등의 기업이 해당 공화당 의원에 기부를 중단한 겁니다. JP모건체이스와 씨티그룹은, 당분간 공화당도 민주당도, "정치 후원 중단" 하겠다고 했습니다. 여론도 이미 등을 돌렸죠. ABC 뉴스와 여론조사업체 입소스 조사 결과, 응답자의 절반 이상인 56%가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 전에 물러나야 한다"고 했습니다. 응답자의 2/3인 67%는 "이번 사태에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한 책임이 있다" 고 했습니다.

오랜 시간 동안, 미국은 '민주주의의 종주국' 역할을 해왔죠. 이번 위기와 갈등을 어떻게 극복할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트럼프, 초유의 '퇴임 후 탄핵' 절차 개시…트럼프 '트위터'는 영구 정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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