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줄지 않는 한 증시 조정폭 제한적일 것"

한광덕 2021. 1. 11.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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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들어 '돈의 힘'으로 주가가 오르는 유동성 장세가 뚜렷해지면서 시장 과열을 판단하는 지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코스피 상장사 시가총액은 2171조6290억원으로 한국은행이 전망한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1897조9305억원)의 114%로 사상 최대다.

개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서만 코스닥을 포함한 국내 증시에서 8조584억원을 순매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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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 GDP 대비 114%
'버핏 지수'론 과열 상태지만
통화량에 견주면 68.8% 수준
"정점 아니다" 강세 예측도
코스피가 11일 장 초반 3200선을 돌파했다. 사진은 이날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모습. 연합뉴스

새해 들어 ‘돈의 힘’으로 주가가 오르는 유동성 장세가 뚜렷해지면서 시장 과열을 판단하는 지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11일 코스피 상장사 시가총액은 2171조6290억원으로 한국은행이 전망한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1897조9305억원)의 114%로 사상 최대다. 분모인 실물경제는 역성장하는데 코스피 시총은 빠른 속도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한은 예상대로 올해 3% 성장을 하면 이 비율은 111%로 낮아진다. 워런 버핏이 투자 판단의 잣대로 사용해 ‘버핏지수’로 불리는 이 비율은 100%를 넘으면 증시가 고평가됐고 120% 이상이면 거품이 끼었다고 해석한다. 버핏지수는 세계 증시 기준으로 지난해 말 120%에 달해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지디피를 뛰어넘는 주가 수준을 시장에선 유동성 지표인 통화량(M2)의 증가로 설명한다. 여기에는 현금, 수시입출금식 예금 외에 2년 미만 정기예금 등 현금화가 쉬운 금융상품이 포함된다. 지난해 10월 시중 통화량은 34조7000억원 늘어 5월(35조4000억원)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증가폭이 컸다. 이렇듯 급격히 불어난 통화량(3153조원)에 견준 코스피 시총의 비율은 68.8%다. 이는 세계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의 80% 수준에는 못 미친다. 그해 10월 말에는 83.7%까지 치솟았다. 이 비율이 장기 추세선을 웃돌아 우려의 시선도 있지만 버핏지수와 비교하면 부담이 덜한 셈이다. 지난해 각국 정부와 중앙은행의 돈풀기로 세계증시도 동반 상승했다. 블룸버그 자료를 보면, 주요국 통화를 합산한 글로벌 통화공급지수는 지난해 11월에 19.4%(전년 동월 대비) 늘었다.

시중에 풀린 돈은 계속 증시로 들어오고 있다. 개인 투자자는 올해 들어서만 코스닥을 포함한 국내 증시에서 8조584억원을 순매수했다. 그런데도 주식매수 대기자금인 고객 예탁금은 8일 기준 67조5474억원으로 사상 최대였던 지난 5일(69조4409억원)과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한대훈 에스케이(SK)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단기과열된 건 맞지만, 추가적인 자금이 더 들어올 수 있는 환경이어서 유동성 장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스피가 3000선 위에 안착하는지는 결국 기업이익의 증가폭에 달려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코스피 상장사들의 순이익은 지난해 89조원에서 올해는 130조원으로 46%가량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사상 최대 이익을 냈던 2017년 수준(140조원)에는 못 미친다. 안소은 아이비케이(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지수가 2018년 초에 기록한 고점(2600)을 크게 웃돌아 부담이 되는 건 사실”이라면서도 “새로운 성장산업의 약진 등 시장의 구조적 변화와 유동성 여건을 고려하면 증시 조정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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