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평화프로세스 답보 절박함..文 "北美·南北대화 대전환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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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신년사에서 멈춰 있는 북·미 대화와 남북대화의 대전환을 위해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힌 것은 사실상 올해가 문재인정부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에 성과를 바랄 수 있는 마지막 해라는 점을 고려한 언급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또 남북협력만으로도 이룰 일이 많다고 했는데, 현실적 제약으로 북·미 대화의 진전이 빠르지 못할 경우 임기 마지막해에 남북관계에서라도 진전을 이뤄야 한다는 절박함이 드러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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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협력만으로 이룰 수 있는 일 많아"
美 협조없이 가능한 보건협력 등 제안
문 대통령은 이날 “올해는 남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지 30년이 되는 해로,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국제사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남북은 손잡고 함께 증명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임기 정중앙이었던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결렬 이후 북·미 관계가 교착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남북관계도 최악으로 치달으면서 약 2년간 문재인정부의 한반도평화프로세스는 답보상태를 반복했다.
문 대통령이 이날 신년사에서 적지 않은 부분을 할애해 밝혔듯, 정부의 최우선 목표는 새로 취임하는 조 바이든 행정부의 이목을 하루라도 빨리 북한 문제로 돌려놓는 것이 될 전망이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해 말 미국 대선 뒤 미국 민주당 인사들을 만나 북·미 대화가 ‘정상 차원의 우선적 관심을 가져야 될 이슈’라고 밝힌 바 있다.
문 대통령은 또 “남북협력만으로도 이룰 수 있는 일이 많다”며 “남북 국민의 생존과 안전을 위해 협력할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 북·미 대화는 빨라야 올해 중반을 넘겨 재개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의 협조 없이 먼저 남북 간에 할 수 있는 일로 보건협력을 꺼내든 것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한·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포괄적 보건의료 협력 등에 북한이 동참할 것을 제안했다. 보건협력 분야는 지난해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제안한 ‘작은 교역’과 마찬가지로 제재 문제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는 남북협력 분야로 주목받은 바 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로 북한에도 보건 분야 수요가 많다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중국, 아세안 등 주변 우호국과의 협력을 통해 자연스럽게 북한을 외부로 끌어내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북한의 지금까지의 태도, 또 8차 당대회에서 이렇다 할 대남, 대미 메시지를 내놓지 않았던 점에 미뤄 북한이 지금까지도 미온적이었던 정부의 이 같은 구상에 호응할지는 불확실하다.
문 대통령은 한·일 관계에 대해선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짧게 언급했다. 정부는 올여름 예정된 도쿄올림픽을 통해 북한을 다시 한번 외부로 끌어내고, 남북, 북·미, 한·일 관계의 선순환을 도모하려는 구상을 가지고 있었다. 다만 최근 위안부 피해 손해 배상 판결 인용 이후 다시 한번 한·일 관계가 급랭기를 겪을 위기에 처하면서 쉽지만은 않은 목표다.
홍주형 기자 jh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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