곤 前회장 "일본, 더 이상 날 조사 안해.. 모든 혐의 거짓이기 때문"
일본 검찰에 의해 도쿄에서 가택 연금 상태에 있다가 극적으로 탈출해 레바논으로 피신한 카를로스 곤 전 르노·닛산·미쓰비시 회장이 “일본이 나에게 억지 혐의를 씌웠다”며 또다시 일본을 비난했다.
곤 전 회장은 최근 레바논 방송사 LBC와의 신년 인터뷰에서 “내가 레바논에 머물고 있는 동안에도 프랑스는 나에 대해 계속 조사를 하지만 일본은 더 이상 질문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겠는가”라며 “일본이 나에게 뒤집어 씌운 혐의는 모두 거짓이라는 얘기”라고 했다.
곤 전 회장의 이런 주장은 일본이 억지 혐의를 씌워 무리한 수사를 했기 때문에 레바논으로 피신해 신병 확보가 어렵게 되자 더 이상 조사를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일본은 레바논과 범죄인 인도 협약을 맺지 않고 있기 때문에 레바논 정부가 스스로 넘겨주지 않는 한 곤 전 회장의 신병을 다시 확보할 방법이 없다.
곤 전 회장은 “레바논 당국이 일본 정부에 나의 혐의가 무엇인지 알려달라고 요청했지만 일본측은 응답조차 하지 않았다”고 했다. 일본 검찰이 자신을 구속시킨 혐의에 대해 떳떳하지 않다고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곤 전 회장은 2018년 11월 도쿄지검에 긴급 체포됐다. 일본 검찰은 핵심 혐의로 그가 닛산에서 퇴임 후 받게 될 고문료 50억엔(약 525억원)을 신고에서 누락했다는 점을 들었는데, 이 정도 혐의가 글로벌 기업의 외국인 최고경영자를 구속시킬 사유가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일본 내에서도 논란이 있었다.
곤 전 회장은 LBC 인터뷰에서 일본과 달리 프랑스는 자신에 대한 조사를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달 중으로 프랑스 검찰 관계자들이 레바논을 찾아와 나에게 질의를 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프랑스 검찰은 탈세, 자금 세탁, 횡령 등의 혐의로 곤 전 회장에 대한 수사를 계속하고 있다. 그의 프랑스 내 재산 중 1300만유로(약 172억원) 가량을 압류한 상태다.
곤 전 회장은 레바논계로 브라질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공부했다. 레바논·브라질·프랑스 국적을 모두 갖고 있다. 그는 2019년 3월 보석으로 풀려나 도쿄에서 가택 연금 상태에 있던 중 2019년 12월 일본을 탈출했다. 당시 그는 도쿄 자택에서 오사카 간사이 공항으로 이동한 뒤 악기 상자에 몸을 숨겨 미리 대기시킨 자가용 비행기를 타고 터키를 거쳐 레바논으로 도피했다. 이 과정에서 미 육군 특수부대(그린베레) 출신 등에게 거액을 주고 도움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곤 전 회장은 지난해 2월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일본에서 구속되는 신세가 되고 보니 2009년 제너럴모터스(GM)를 맡아 달라고 한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의 제안을 거절했던 것을 후회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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