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신년사 "다음달부터 전국민 백신 무료 접종"

임성현,문재용,이병문,윤지원 2021. 1. 11.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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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거문제 매우 송구하다"

◆ 文대통령 신년사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에서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사실상 처음으로 사과를 했다. [이충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다음달이면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선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전 국민이 무료로 접종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문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발표한 신축년 신년사에서 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한 전 국민 백신 무료 접종 방침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마스크에서 해방되는 평범한 일상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것이 급선무이고 방역의 마지막 고비를 잘 넘기는 것이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국정 화두로 '회복, 도약, 포용'을 제시하며 코로나19 위기 극복과 빠른 경제 회복을 통한 '선도국가' 도약이라는 집권 5년 차 청사진을 제시했다. 문 대통령은 "올해 상반기에 경제가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게 될 것"이라며 "온전히 일상을 회복하고 빠르고 강한 경제 회복으로 새로운 시대의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정 최대 현안인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며 사과했다. 그동안 24차례 부동산 대책에도 여전히 집값, 전셋값 불안정이 지속되고 있는 데 대해 처음으로 고개를 숙인 것이다. 그러면서 "공급 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 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임기가 불과 1년5개월 남은 시점에서 장기간 소요되는 공급 대책이 얼마나 실효성을 가질지 불투명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임성현 기자 / 문재용 기자]


백신 지각논란 의식한듯…文대통령 '전국민 무료' 깜짝선언

한달전 정부 "최소비용 내야"
추가 재정부담 2조 안팎 추산
재원은 건강보험서 조달할듯
백신종류 선택놓고 갈등 우려

정부 "50~64세 성인·수감자
우선접종 대상자 포함 검토"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신년사를 통해 '전 국민 무료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선언하면서 일반인에게는 최소한의 접종비만 받겠다고 했던 한 달 전 보건당국 입장이 하루아침에 달라졌다. 그동안 백신 늑장 도입을 두고 이어져 온 논란에 종지부를 찍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그러나 전 국민에게 무료로 백신을 접종하게 될 경우 2조원 안팎 추가 재원 확보와 어떤 백신을 맞을 것인가를 두고 다툼이 예상되는 등 해결해야 할 문제점이 적지 않다.

앞서 지난해 12월 8일 박능후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은 코로나19 백신 도입과 관련해 브리핑에서 "백신 비용(약제 가격)에 대해서는 정부가 일단 무료로 보급할 생각"이라며 "필수 인력 접종비에 대해서는 정부가 부담하고, 이외에는 적정하게 그 비용을 (자가) 부담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통상 코로나19 백신 접종 비용은 백신 약물 가격과 접종을 해주는 의사행위에 대한 시술료(접종비)로 나뉜다. 약값은 세금으로 물량을 확보한 만큼 무료다. 당시 박 장관 말은 의료기관 종사자를 비롯해 노인 등 우선접종 권장 대상자 등 필수 인력에 대해 접종비를 전액 지원하되, 우선접종 대상이 아닌 일반인은 접종을 원할 경우 접종비를 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문 대통령의 결단은 주요 국가가 대개 우선접종 대상자를 대상으로 '우선 무료 접종'을 진행하고 있는 것을 고려할 때 다소 이례적이다. 중국이 전날 대대적으로 전 국민 코로나19 백신 무료 접종을 발표한 게 당국 결정에 파장을 미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질병관리청은 이날 "미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몇몇 중동 국가 등 주요 국가는 국가 백신 구매분의 경우 우선접종 대상자만 무료로 접종한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비용이다. 전 국민 무료 접종을 실시할 경우 현재 확보한 1조3000억원(4400만명분)의 예산 이외에 2조원 안팎 주가 재정 소요가 발생한다. 2021년도 질병관리청 비용심의위원회 확정사항에 따르면, 백신 1회분당 시술료는 1만9220원이다. 일각에선 모더나 백신이 고가인 만큼 4조원 가까이 불어날 수 있다는 추산도 나온다.

정부는 전 국민 접종비 지원 시 건강보험에서 재원 조달이 가능한지 검토하고 있다. 올해 건강보험 국고 지원은 9조5000억원으로 이를 활용하면 접종비를 충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의료계에선 기본적으로 무료 접종 방침을 환영했다. 정영진 병협 부회장(경기도 병원협회장·신갈 강남병원장)은 "코로나19는 전국적인 재난 상황이어서 누구나 백신을 맞아야 한다"면서 "만약 일부만 백신 접종을 하게 되면 비접종자들은 일반 국민에게 피해를 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현장에서 발생할 현실적 문제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대하 의협 대변인은 "코로나19 백신은 기존 백신이 아니라 몇 개월 만에 새로 개발됐고, 종류 역시 여러 개가 있고 개발 회사마다 제조 원리와 기전이 달라 접종 대상자들 선택권에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떤 백신을 맞느냐를 놓고 접종 대상자들과 현장 접종 인력 간 갈등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화이자나 모더나가 개발한 백신은 미국 FDA 승인을 받았지만, 국내에 가장 먼저 들어와 백신 접종을 시작할 영국 아스트라제네카 제품은 아직 FDA 승인을 받지 못해 현장에서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대상자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정부는 백신을 우선 접종할 권장 대상자에 50∼64세 성인과 교정시설 수감자도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방대본이 공개한 '우선접종 권장 대상(안)'에는 △의료기관 종사자 △집단시설 생활자 및 종사자 △노인(65세 이상) △성인 만성질환자 △소아·청소년 교육·보육시설 종사자 및 직원 △코로나19 1차 대응요원 △50∼64세 성인 △경찰·소방 공무원·군인 △교정시설 및 치료감호소 수감자 및 직원 등이 포함됐다. 정부는 그동안 의료기관 종사자, 집단시설 생활자 및 종사자, 65세 이상, 19∼64세 위험도가 중등도 이상인 만성질환자 등을 우선 접종 대상으로 고려해 왔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 임성현 기자 / 윤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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