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요양병원에서의 삶과 죽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요양병원 내 입원 환자들이 집단감염으로 사망이 급증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요양병원 사망자 발생은 치료병상 부족 등 방역 문제로 국한해서만 볼 사안은 아니다.
90세를 갓 넘긴 A씨의 모친은 치매가 악화돼 수년 전부터 요양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었다.
함께 늙어가는 A씨 내외가 더 이상 병간호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비싼 병원비에도 불구하고 요양병원 입원을 결정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12월 5일 첫 확진자가 발생하고 환자 212명, 의료진 및 직원 131명 등 343명이 한꺼번에 코호트 격리 조치됐지만 환자 중 167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 이후 한 달 남짓한 기간 발생한 노인 사망자는 30명에 달한다.
주목할 점은 사망자 30명 중 25명이 입원해 있던 요양병원이 아닌 울산대병원에서 나온 사실이다. 울산대병원은 음압병상을 갖춘 울산지역 유일의 코로나19 전담병원이다. 선뜻 이해되지 않는 대목이다. 방역당국으로부터 전해 들었던 A씨의 이야기를 통해 그 답을 추측해 볼 수 있다.
90세를 갓 넘긴 A씨의 모친은 치매가 악화돼 수년 전부터 요양병원에서 입원 치료 중이었다. 함께 늙어가는 A씨 내외가 더 이상 병간호를 감당할 수 없게 되자 비싼 병원비에도 불구하고 요양병원 입원을 결정했다. 이후에도 A씨 내외는 수시로 병원을 찾는 등 지극정성으로 모친을 보살폈다. 그런데 얼마 전 요양병원 내 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모친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전담병원의 음압병상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모친은 얼마 뒤 기저질환이 악화돼 더 이상 가망이 없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코로나19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산소마스크 사용 등을 통한 연명치료만 가능할 뿐 그렇지 않으면 세상과 이별해야 한다는 게 의료진의 이야기였다. 이 문제는 코로나19 치료병상 부족과 거리가 멀다. 현 시대 요양병원 내에서 삶과 죽음은 코로나19 방역의 문제를 떠나 이처럼 인간 삶의 단면과 함께 앞으로 다가올 초고령사회(super-aged society)의 미래를 함께 보여주고 있다. 이 같은 요양병원 문제를 정쟁의 도구로만 이용할 게 아니라 정치권과 정부 모두 숙고를 통해 초고령사회의 대안을 찾아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ulsan@fnnews.com 최수상 정책사회부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Copyright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전현무 "이수근 무시에 7년 동안 골프 안 해…도장깨기 할 것"
- 잠자다 성행위하고 기억못하는 병이라고?..당혹스러운 희귀 수면장애 '섹솜니아' [헬스톡]
- "유영재 성폭행 직전까지"…선우은숙 언니 조사 받았다
- "아버지 데려간다는 말에 신내림 받았다"..무속인 된 미녀 개그우먼
- 서울 주택서 10대 여성·20대 남성 숨진 채 발견
- 결혼식서 축가 부르는 남성 보자마자 신부 '오열'..서장훈 "정신 차려라" 일침
- 방예담 작업실 몰카 논란…이서한 "남자끼리 장난"
- 홈캠에 "너무 과격한 사랑을" 남편·상간녀 목소리…따지자 "불법"이라네요
- '30억 자산가' 전원주 "며느리, 돈주면 세보더라"
- "잔고 50만원"→月 4000만원 매출 女사장님으로…걸그룹 출신 그녀 '대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