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경계령' 내린 김종인 "선거판 끌려가선 안 돼"

이화진 2021. 1. 11.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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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安 언급도 말라'는 김종인 "당대당 통합도 안 돼"
비공개 회담에서 입당 권유했지만.. 대답 없던 安
단일화 줄다리기 속에 군소 후보들 '불만'도


국민의힘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내년 4월 보궐 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안철수 경계령'을 내렸습니다.

최근 당 비대위 비공개 회의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띄워줘서도, 언급해서도 안 된다고 거듭 강조한 건데, 유력한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안 대표를 당 차원에서 견제하는 모습입니다.

■ 김종인 "安 언급도 하지 말아라…당대당 통합도 불가"

비대위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오늘(11일) 비공개 비대위 회의에서 "안 대표를 아예 언급하지 말라"며 "지금 당의 새로운 후보를 만들어 내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오세훈 전 시장이 지난주 기자회견을 통해 안 대표가 입당한다면 출마를 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조건부 출마'를 거론하며 크게 질책한 사실도 전해졌습니다.

김 위원장은 "안철수 대표가 마치 선거의 최대 변수인 것처럼 보이는 회견이었다. 굳이 끌고 들어올 필요도 없었는데 좋은 일 시켜 준 것"이라며 "그런 출사표가 어디 있느냐"고 지적했다고 전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야권 단일화를 위해 당 일각에서 제기된 국민의당과의 '당대당 통합' 주장도 일축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오늘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당 통합이라는 건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며 "나는 상상하지 못하는 상황이라 더이상 거론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앞서 당내 공천관리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진석 의원이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통합이 후보 단일화보다 먼저"라고 공개 언급한 것을 지적한 겁니다.

김 위원장은 비공개회의에서 "외부 인사가 경선에 참여하려면 원칙은 입당"이라고 강조하며 당 안팎 인사들을 향해 야권 단일화 논의 대신 '당내 단합'을 먼저 주문했다고 전해졌습니다.

김종인 "입당해야 단일화"…대답 안 한 安

김 위원장이 안 대표와 관련해 이처럼 강력한 부정적 메시지를 낸 건 지난주 안 대표와의 회동 때문으로 보입니다.

지난 6일, 신년 인사를 명목으로 성사된 김종인 위원장과 안철수 대표와의 만남에서 야권 단일화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오간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당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야권 단일화 조건으로 안 대표에게 시한까지 제시하며 입당을 권유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김 위원장은 안 대표에 입장을 확실히 밝혀주길 바란다며, 그렇지 않으면 단일 후보를 만들어 달라는 이야기는 꺼내지도 말라는 당부 아닌 당부도 오갔습니다.

안 대표가 주장하는 '당대당 통합'에 대해서도 절대 안 된다고 선을 그으며, 과거 미래통합당 시절과 지금의 국민의힘은 다르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나 이 자리에서 안 대표는 명확한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조건부 출마' 선언을 한 오세훈 전 시장 또한 이번 주 안 대표와 만나 입당 의사를 확인할 예정인데, 김종인 위원장과의 회동에서 아무 대답 하지 않은 안 대표가 과연 진전된 의사를 표명할 수 있을지 여전히 불투명합니다.

■ '뉴(NEW) 리그' 후보들은 불만…"함께 토론하게 해달라"

안 대표와의 단일화 줄다리기 가운데, 국민의힘에서는 당내 대형 후보 중 하나인 나경원 전 의원도 서울시장 출마 시기를 저울질 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야권 서울시장 경쟁 구도가 원외 안철수 대표를 비롯해 오세훈 전 시장, 나경원 전 의원 등 굵직한 인사들로 좁혀지면서 당내 군소 후보들의 불만도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현재 당내에서는 이혜훈, 김선동, 이종구, 오신환 전 의원, 조은희 서초구청장, 박춘희 전 송파구청장, 김근식 교수, 김정기 전 상하이 총영사 등 출마를 공식화한 주자만 해도 현재 8명에 이릅니다.

이에 김선동 전 의원, 박춘희 전 구청장, 김정기 전 총영사는 당내 후보들 간의 '맞짱 토론'을 제안하는 '뉴(NEW) 리그' 공동 입장문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김선동 전 의원은 KBS와의 통화에서 "현재 선거 구도가 소수의 '올드 리그' 후보 군으로만 좁혀지고 있다"며 "건강한 선거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당내에서 '올드 리그'와 '뉴 리그'의 정책 토론을 통해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화진 기자 (hosk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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