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값 58% 사과 54% 쌀 19%↑.."샐러드가 졸지에 황제식단 됐네"
남쪽 지역까지 냉해 피해
과일·채소 50% 이상 올라
AI여파에 계란값도 상승
한판에 6000원 돌파
지난 주말 마트에 장을 보러간 주부 A씨는 몇 번이고 집었던 상품들을 도로 내려놨다. 농축산물 가격이 어림잡아도 작년 말보다 20~30% 정도는 뛴 것 같았기 때문이다. A씨는 "요즘엔 마트에서 오르지 않은 식품을 찾는 게 힘들다"며 "작년엔 2~3일치 장을 5만5000~6만원이면 봤는데 최근 들어선 6만~7만원 가까이 쓰는 것 같다"고 고개를 저었다.
연초부터 밥상 물가 오름세가 심상치 않다. 최근 전국을 강타한 기록적 한파에 시금치와 대파 등 겨울 채소 가격이 들썩이고,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영향으로 달걀과 닭고기, 오리고기 가격도 뛰었다. 쌀, 양파, 사과, 배 등은 지난해 여름의 최장 장마와 태풍 피해로 전년 동기 대비 10%부터 최대 60%까지 올랐다. 두부, 콩나물, 통조림, 콜라 등 일부 가공식품 가격도 인상되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0.5%로 안정세를 보였지만, 유독 생필품인 농축수산물은 9.7%(작년 12월·작년 전체 6.7%) 상승하며 코로나19로 지친 서민들 삶을 더 팍팍하게 하고 있다.
11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에 따르면 이날 쌀 20㎏은 5만6240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19.4% 뛰었다. 같은 기간 달걀과 사과도 각각 15%, 53.8% 올랐다. 특히 양파(1㎏)는 지난해 같은 기간 1607원에서 58.1% 오른 2541원을 기록했다. 삼겹살(100g)도 1680원에서 25.5% 상승한 2109원이었다. 고등어(중품 1마리)는 3536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 올랐다. 지난달과 비교해서는 13.3% 급등했다. 이날 A대형마트에선 시금치(1단)와 대파(200g)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30%, 20% 오르며 2980원, 2480원을 기록했다. 연초 한파로 이들 작물 주산지인 남해안 지역에서도 냉해가 발생하면서 출하량이 줄어든 게 가장 큰 원인이었다.
AI 확산으로 인한 공급 차질, 집밥 수요 확대 영향으로 닭과 오리, 달걀 등 가격도 고공행진했다. 같은 날 A마트에서 달걀(대란·30입)은 AI 유행 전인 지난해 11월 초와 비교해 4% 상승한 5780원이었다. 오리(슬라이스 500g)와 닭(생닭 500g)도 각각 4% 상승해 7980원과 3980원을 기록했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달걀(특란·30입)은 지난 8일 기준 6082원을 기록했다. 한국인의 필수 식량인 쌀 가격도 심상치 않다. B대형마트에 따르면 11일 기준 쌀 10㎏ 가격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4% 오른 3만4900원을 기록했다. 김종인 농업관측본부 곡물관측팀장은 "지난해 장마와 태풍 등으로 쌀 생산량이 필요한 햅쌀 수요량보다 16만t 정도 부족한데, 가정 내 쌀 소비는 10% 가까이 늘고 있다"고 쌀 가격 상승 이유를 설명했다. 고기 가격도 코로나19로 인한 집밥 수요 증가 등으로 오름세다. B대형마트에서 삼겹살(구이용 통삼겹·100g)은 지난해 동기 대비 25.3% 오른 1980원에 팔리고 있다. 한우도 부위별로 평균 10%가량 가격이 올랐다.
한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채솟값도 오르고 달걀까지… 샐러드가 졸지에 황제 식단이네" "주식(株式) 오르니 주식(主食)도 오르네" 등 최근 물가 상승에 대해 자조하거나 비꼬는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호승 기자 / 강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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