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어지는 '코로나 디바이드'..반도체·가전·배터리 '초호황' 자동차·항공·정유는 '암울'

김능현 기자 2021. 1. 1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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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면 일상화로 IT 기기 인기
고가 가전 교체 주기 빨라지고
친환경차·배터리 본격 성장세
수요 끊긴 중후장대는 벼랑 끝
업계별 임금·성과급도 엇갈려
[서울경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1년째 지속되면서 우리 산업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외부 활동 위축에 따라 비대면이 생활양식으로 자리 잡으면서 정보기술(IT)과 가전 분야가 초호황기를 맞고 친환경차 전환 가속화로 배터리가 차세대 성장 동력으로 각광받는 반면 자동차·철강·항공 등 이른바 중후 장대 산업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집콕에 반도체·가전 생산 ‘풀가동’

비대면 수요 덕을 가장 크게 본 것은 반도체와 가전이다. D램·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반도체는 올 한 해 두 자릿수의 가격 상승이 예상된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업계는 밀려드는 주문을 다 받지 못할 정도로 이미 생산 설비를 풀가동하고 있다. 반도체 분야가 슈퍼 사이클을 맞은 데다 집콕으로 IT 기기 사용이 늘면서 반도체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36조 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낸 삼성전자는 올해 영업이익이 50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비대면은 가전 수요를 폭발시켰다. 집에서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고 이른바 ‘보복 소비 심리’ 확산으로 가전 교체 주기가 짧아진데다 고가 가전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실제 LG전자는 창원 공장을 비롯한 국내 공장뿐 아니라 협력사 공장까지 총동원해 TV·냉장고 등을 생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대당 1억 7,000만 원에 달하는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 본격 판매에 돌입했다. LG전자도 대당 1억 원에 달하는 롤러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 산업도 본격적인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지난해 사상 첫 흑자 전환에 이어 분사까지 성공하며 성장 기반을 확보했다. SK이노베이션도 글로벌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대규모 투자 자금 확보에 나섰고 삼성SDI 중대형 전지 사업은 지난해 4·4분기 흑자 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자동차·철강·항공은 직격탄

글로벌 자동차 시장 위축으로 국내 완성차 5사의 판매량은 700만 대 밑으로 추락했다. 해외 완성차 업체는 더 심각하다. 전 세계 자동차 판매량은 지난해 15%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업계 분석을 바탕으로 지난해 미국 내 자동차 판매가 1,440만~1,460만 대에 그쳐 전년보다 15% 줄었다고 보도했다. 2012년 이후 8년 만에 최저치다.

자동차 산업 위축은 철강 업계에 그대로 전이됐다. 세계 자동차 생산 생태계가 붕괴되면서 포스코가 한때 일부 공장 가동을 중단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조선업은 코로나19 여파로 물동량이 줄면서 상반기에 부진했으나 하반기 들어 줄줄이 수주 성과를 올려 재기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유 업계도 항공유 등 수송용 연료 수요가 급감하면서 정유 4사의 지난해 누적 손실은 5조 원에 이르는 등 타격을 받았다. 올해 코로나19 백신 보급 등 석유 수요 회복 기대감이 고개를 들고 있지만 친환경차 전환에 가속도가 붙고 있어 수요 회복은 예전만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코로나19로 가장 큰 충격을 받은 것은 항공 업계다. 국가 간 이동 금지로 항공 수요가 사실상 ‘제로’로 추락하면서 항공 업계는 생사의 기로에 섰다. 아시아나항공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해 대한항공과 통합을 추진 중이며 저비용항공사(LCC)도 폐업 위기에 처해 있다.

성과급도 ‘극과 극’

임직원들의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렸다.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과 SK하이닉스는 지난해 하반기 호실적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임직원들에 기본급 100%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조직 확대도 단행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각 부문에 ‘고객 경험(CX)’ 조직을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도 선행 디자인연구소를 재편해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CX랩’을 신설했다. 반면 자동차 업계는 기본급을 줄줄이 동결했고 포스코 등 철강 업체는 가동 중단을 맞아 유급 휴업까지 실시했다. 항공 업계는 임직원 임금 반납과 휴직 등으로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올해도 순환 휴직을 실시하면서 고용유지지원금으로 근근이 버텨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일부 항공사들은 직원들에게 희망 퇴직 등을 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박한신·변수연·박시진기자 nhkimch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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