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성·김정일 시대로 회귀..'백두혈통' 후계자 강조한 김정은
● 김일성·김정일 시대로 회귀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김정은 동지를 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한 데 대한 결정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전하면서 “당 총비서는 당 전체를 대표하고 영도하는 당의 수반”이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2011년 김 위원장 사망 뒤 다음해인 2012년 당 대표자회를 통해 당 제1비서에 올랐다.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로 추대하면서 자신은 그에 미치지 못하는 제1비서로 시작한 것. 이후 2016년 7차 당 대회에서 당 위원장이라는 새로운 직함을 만들었고 국가수반으로서는 신설된 국무위원회의 위원장을 맡아 왔다. 7차 당 대회에서 1966년부터 50년간 유지돼온 비서국을 폐지해 선대와 차별화하려는 모습도 보였다.
하지만 이번 당 대회에서 결국 당 비서국을 부활시켜 김일성-김정일 시대로 회귀한 뒤 스스로 당 총비서에 오른 것이다. 정부 당국자는 “10년 간 견제 세력을 숙청하며 권력을 강화해온 김 위원장이 이제는 과도기를 끝내고 선대의 반열에 올라도 견제할 수 있는 세력이 없음을 대내외에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정성장 미국 우드로윌슨센터 연구위원도 “김정은이 당 제1비서와 위원장 체제를 시험했다가 결국 김일성-김정일의 총비서 체제로 복귀한 것은 이 체제가 유일독재에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2019년 북-미 협상 결렬에 이어 지난해 대북 제재, 수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사태라는 3중고 겹쳐 심각한 경제난에 직면한 김 위원장이 ‘백두혈통’의 후계자임을 강조해 선대의 권위에 기대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10월 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인민에게 미안하다”며 울기도 했다. 신범철 경제사회연구원 외교안보센터장은 “북한 내부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김정은의 권위를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작용했을 것”이라며 “아버지의 권위까지 내세운 것은 북한 내부의 위기감을 보여준다”고 했다.
● 김영철 통전부장 복귀했지만 대남-대미 라인 강등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실패 이후 대남공작 기구인 당 통일전선부 부장에서 해임됐던 김영철 전 노동당 부위원장은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당 통전부장에 복귀했다. 2010년 천안함 폭침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되며 대남 강경파로 분류된 인사다. 2018년부터는 북-미 비핵화 협상에 나서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여러 차례 회담하기도 했다.
대남 대미 라인 인사들이 이번 당 대회를 통해 대체로 강등된 점이 눈에 띈다. 김영철은 통전부장에 복귀했지만 당 비서국 부활에 따라 맡았어야 할 당 비서에는 오르지 못했다. 통전부장이었던 장금철도 당 부장단 명단에서 빠졌다. 북-미 비핵화 실무 협상을 맡아온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도 당 최고 지도기관인 당 중앙위원회의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다. 다만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던 리선권 외무상은 후보위원 자리를 유지했다. 북-미 협상 결렬 등에 대해 이들에게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편 김 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1부부장이 당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정치국 위원을 건너뛴 채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위상이 수식 상승하는 등 당 정치국이 김 위원장의 최측근 친위세력으로 물갈이됐다.
권오혁 기자 hyu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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