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총비서 추대..명실상부 '北 최고권력' 대내외 과시

연규욱 2021. 1. 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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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노동당 8차 당대회
'영원한 총비서 김정일' 뒤집고
당 총비서에 스스로 올라
김여정, 정치국 후보위원 제외
막후에서 영향력은 여전할듯
'그림자 실세' 조용원 급부상
軍 "北, 10일밤 열병식 개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8차 당대회를 통해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됐다. 이에 따라 김정은의 당내 공식 직함은 집권 초기 제1비서에서 2016년 위원장, 이번에는 총비서로 계속 상승하게 됐다. 과거 김정일 국방위원장에게 부여했던 정치적 상징인 '총비서' 직책을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맡음으로써 노동당의 권력을 모두 쥔 최고지도자임을 명확히 한 것으로 풀이된다.

11일 조선중앙통신은 전날 열린 8차 당대회 6일차 회의에서 당 중앙지도기관 선거를 진행했다고 전하며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데 대한 결정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북한은 김정일 사망 이듬해인 2012년 4월 제4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김정일을 '영원한 조선노동당의 총비서'로, 김정은을 '제1비서'로 추대한 바 있다. 김 위원장은 당시의 결정을 부정하고 당 총비서에 스스로 오른 셈이다. 김 위원장은 당대회 5일차 회의에서 기존 당 중앙위원회 정무국을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비서국으로 바꾸며 총비서직 임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당의 모든 사업을 조직·지도하는 당 중앙위원회는 정치국과 비서국을 두고 있다. 정치국은 지도기관, 비서국은 최고집행기관 성격을 띠고 있다. 김 위원장이 과거 결정을 뒤집으면서까지 총비서에 오른 것은 당 위상을 더욱 강화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당에서만 쓰이는 '비서' 직함을 내각에 조직돼 있는 각종 '위원회'와 구분하려는 의도라는 설명이다. 사회주의 국가에서만 쓰이는 '비서' 명칭을 사용해 체제 결속을 도모하려는 의도라는 해석도 있다.

사실상 북한의 2인자로 알려진 김 위원장 여동생 김여정 당 제1부부장은 예상과는 달리 이번 당대회에서 공식적인 지위 상승이 없었고 오히려 정치국 후보위원 명단에서도 제외됐다. 그러나 백두 혈통이자 김 위원장 직계인 점을 고려하면 현재의 역할과 위상을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대다수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김여정이 여전히 당 중앙위 위원 명단에 20번째로 올라와 있는 점을 고려하면 언제든지 주요 핵심 직책을 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반면 이번 선거에서는 김 위원장 최측근 인사인 조용원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의 급부상이 눈에 띈다. 조 제1부부장은 이날 당대회를 통해 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상무위원으로 선출됐다. 김정은을 비롯해 최룡해 박봉주 김덕훈 리병철 등 기존 5인 체제에 조 제1부부장이 박봉주 대신 포함된 것이다. 정치국 상무위원은 북한 내 최고정책결정기관이자 당중앙위원회 위원들 중 가장 권력 서열이 높은 자리다. 박봉주 당 부위원장은 모든 당 직책에서 물러났다. 만 81세로 고령인 박 부위원장은 은퇴한 것으로 추정된다.

조 제1부부장은 2016년 김정은이 국무위원장 자리에 추대된 이후 김 위원장의 외부 공개 활동을 가장 자주 수행했던 인물로, 김 위원장 최측근 인사로 알려져 있다. 조 제1부부장은 이번 8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상무위원 외에도 비서국과 당중앙군사위원회 등 북한 노동당 3대 핵심 기구에 모두 김정은, 리병철과 함께 선출되기도 했다.

한편 우리 군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10일 심야시간대 평양 김일성 광장에서 열병식을 실시한 것으로 보인다. 합참 관계자는 "한미 정보당국은 해당 활동이 본행사 또는 예행 연습일 가능성을 포함해 정밀 추적 중에 있다"고 밝혔다.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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