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진단] 뜨거운 환호 대신 '냉정한 자산배분' 필요

2021. 1. 11.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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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신의 늪에 빠지면 필패
당장 수익률 높지 않더라도
변동성 대비한 포트폴리오를
연초부터 주식시장이 뜨겁다. 우리나라 주식시장만의 현상은 아니다. 미국 역시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주식시장은 뜨거운 연초를 보내고 있다.

동학개미로 표현되는 국내 주식시장 참여자들뿐만 아니라 서학개미로 불리는 해외주식 투자자들 역시 엔도르핀이 급증하는 시장을 보고 있는 것이다.

올해 주식시장이 뜨거운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유동성이 풍부하다. 그리고 이 유동성이 실물 부문으로 들어갈 통로를 찾지 못하면서 주식시장과 같은 자산시장으로 집중되는 환경이다.

펀더멘털 개선 기대도 높다. 코로나19가 아직 진행 중이지만 작년 12월 백신이 보급되기 시작하며 반환점을 돈 상황이기 때문에 지난해보다는 경제지표나 기업 실적 모두 크게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를 반영해 주가가 너무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 주가는 어디쯤 와 있을까? 주식시장 고점은 어디쯤에서 형성될까? 우리는 이 문제들에 대한 답을 정확히 알지 못한다.

다만 지금 주식시장이 상승 국면 전반부라고 생각하는 투자자들은 많지 않을 것이다. 주가 상승의 기대 요인들이 크게 부각된 만큼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을 느끼는 견해 역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지금이라도 주식을 사야 할까요?'라고 묻는다.

시장의 흥분이 커질수록 조금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금융시장에 투자하는 전략 중에 '올 웨더(All Weather) 전략'이라는 것이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곱씹어볼 만한 전략이다. 올 웨더 전략은 포트폴리오 전체의 변동성 중 특정 자산군이 기여하는 정도를 컨트롤하는 방식으로 자산을 배분하는 리스크 패리티(Risk Parity)전략의 모태가 된 전략이다. 이 시점에 굳이 이야기하는 것은 이 전략의 핵심 개념이 높은 불확실성과 흥분을 마주한 2021년 투자자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다.

올 웨더 전략은 자산가격을 움직일 수 있는 요소로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을 들고 있다. 이 요소들이 시장 기대치보다 높은지 또는 낮은지에 따라 4개 국면으로 표시하며 국면별로 우월한 수익을 기록하는 자산이 있음을 과거 데이터를 통해 확인했다. 하지만 이 전략에서 중요한 점은 국면별 타이밍이나 순환 주기 등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국면별로 우월한 자산들로만 포트폴리오를 구성하는 것이 아니라 국면 수익률이 우월하지 않더라도 서로 보완할 수 있는 자산을 함께 묶는다. 어떤 상황이나 국면에서도 포트폴리오가 작동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때때로 우리는 지나치게 명료해 보이는 과신의 늪에 빠지고 흥분하는 국면을 맞게 된다. 이때는 본인이 투자하는 자산 또는 종목을 깊이 분석하거나 이해하지 못한다. 쉽게 결정을 내리고 지나치게 많은 위험을 취함으로써 시장 방향이 대중의 기대나 본인 예상과 다르게 갔을 때 돌이킬 수 없는 손실로 이어질 확률이 높다. 올 웨더 전략은 이 가능성을 늘 염두에 두고 포트폴리오를 짜라는 것이다. 사람들이 테슬라를 지금이라도 더 사야 하는지를 물어볼 때 필자가 미국 국채나 물가연동채 또는 선진국 회사채에 더 관심을 두는 이유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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