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회장 후보 상대 비방 발언 팩트 체크..정책 토론은 요원한가 [김세훈의 스포츠IN]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2021. 1. 11.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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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제41대 대한체육회장 후보자들. 대한체육회장 선거 홈페이지


제41대 대한체육회장 선거가 후보자 사이 근거 없는 비방으로 혼탁해졌다. 후보들은 자신이 거론한 의혹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이기흥 후보는 지난 9일 후보자 토론회에서 ‘감독 카드깡’을 언급한 강신욱 후보에 대해 “강 후보 발언으로 대다수 훌륭한 감독들이 아직도 카드깡이나 하는 범법자로 비치게 됐다”며 “후보직에서 사퇴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후보가 카드깡 지도자를 언급한 것은 사실이다. 강 후보는 그릇된 스포츠계 문화 개선 방안을 묻는 질문에 “사후 처리가 아니라 상시 예방이 필요하다”고 전제한 뒤 “감독이 카드깡을 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막아줘야 한다”고 말했다. 이기흥 후보는 “카드깡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했지만 카드깡을 하는 지도자들은 여전히 있다. 강 후보가 이후 토론회에서 거론한 상시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이 지도자들의 심기를 건드렸을 수는 있다. 이 발언은 돈을 집행하는 걸 감시하겠다는 게 아니라 (성)폭력 예방책을 거론하면서 나온 것이다.

토론회 영상은 조만간 대한체육회장선거 홈페이지에 업로드된다. 그러면 어떤 취지와 맥락에서 두 후보 간 대화가 오고 갔는지 알 수 있다. 녹화 동영상은 편집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게재된다. 다만 선거운동 방침에 위배될 소지가 있는 발언에는 자막 설명이 붙는다.

이종걸 후보는 토론회에서 “이기흥 후보가 본인이 속한 연맹회장을 하면서 딸을 거기에 위장취업시켜 어려운 연맹 비용을 사실상 횡령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이종걸 후보 측은 기자 20여명과 함께 있는 단톡방에 ‘이종걸 후보 주장을 증명할 증거를 제시해달라’는 몇몇 기자 요구에 근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이종걸 후보 측은 이후 기자와 통화에서 “제보자가 신변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어 발언 내용을 공개하기 힘들다. 필요하다면 검찰에 내용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2001년부터 지금까지 수영연맹에서 근무하고 있는 정두진 사무처장은 “이기흥 후보 딸의 이름은 몰라도 얼굴은 안다”며 “이기흥 후보 딸은 수영연맹에서 근무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유준상 후보는 이기흥 후보 출마 자격 조건과 관련한 체육회 정관 조항 누락 의혹을 제기했다. 유 후보는 이기흥 후보가 대한수영연맹 회장직을 수행한 2016년 3월 25일 관리 부실로 수영연맹이 체육회 관리단체로 지정됐고 이후 5년이 지나지 않았기에 출마 자격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대한체육회 회원종목단체 규정 26조 임원결격사유에 따르면, 관리 단체로 지정된 종목단체 임원은 5년이 지나지 않으면 회장 출마 자격이 제한된다. 수영연맹에 확인한 결과, 이기흥 후보가 연맹회장직을 그만둔 것은 3월19일이다. 관리 단체로 지정되기 전 6개월 안에 일한 임원은 모두 이 규정에 해당된다. 이기흥 후보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이 규정은 2018년에 신설됐고 이 규정에는 ‘개정 규정은 이 규정 시행 이후 관리단체로 지정되는 회원종목단체 임원부터 적용한다’는 경과 조치가 있다. 2018년 이전 경우에 소급 적용할 수 없다는 뜻이다. 게다가 이 조항은 종목단체 규정에는 있지만, 대한체육회 정관에는 없다. 체육회장 후보의 업무 능력을 강조한 유준상 후보 주장은 정성적으로 공감할 만하다.

강신욱 후보는 토론회에서 “이기흥 후보가 고 최숙현 선수의 발인 다음 날 골프 치는 모습이 한 방송사 취재에 잡혔다”며 사진을 공개했다. 이기흥 후보는 “2만여 명의 회원이 소속된 ‘전직 국가대표선수회’가 어려움에 처한 후배 체육인들을 위해 마련한 자선 모금 골프 대회에서 성금을 기부하고 대한체육회장으로서 관련 체육회 단체 대표들과 시타만 했다”고 말했다. 이기흥 후보가 골프채를 휘둘렀지만, 라운드한 것은 아니다. 강신욱 후보는 마무리 발언에서 “(단국대) 이사장 및 내 사촌 형과 접촉해서 후보 사퇴 회유를 시도한 후보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강 후보는 현재 단국대 교수다. 이 발언은 큰 주목을 받지 않았지만, 강 후보 측은 “후보자들이 누군지 밝히기를 원한다면 증인, 증언 등을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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