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숙제인 엔트리 확대와 2군 리그 [V리그 레이더]

2021. 1. 11.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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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은 7일 우리카드전에 앞선 인터뷰에서 선수단 엔트리 변경을 언급했다.

석 감독은 "그동안 '엔트리를 늘려 달라'고 했고, 감독들도 필요성을 공감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KOVO는 신인드래프트 때마다 선수를 많이 뽑아달라고 하지만 엔트리가 확대되지 않으면 받은 만큼 선수를 내보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감독들은 젊은 선수들에게 기량을 테스트할 충분한 기회를 주기 위해서 엔트리 확대와 2군 리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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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OK금융그룹 석진욱 감독은 7일 우리카드전에 앞선 인터뷰에서 선수단 엔트리 변경을 언급했다. 6일 신인 함동준을 부상선수로 공시하고 또 다른 신인 문지훈을 일시 교체선수로 등록한 뒤였다. 경기와 관련이 크지 않은 얘기에 시간을 할애한 이유가 있었다.

한국배구연맹(KOVO) 미디어가이드에 따르면 함동준의 등번호는 14번, 문지훈은 24번이지만, 선수등록 때는 문지훈의 등번호가 14번으로 조정됐다. 12월 31일에는 신인 최찬울이 처음 받았던 23번 대신 부상을 당한 부용찬의 10번으로 등록했다. KOVO의 규정상 등록선수는 등번호를 1번~20번 중 선택해야 한다. 이 때문에 자신의 고유 번호가 아닌 다른 등번호를 선택한 것이다. 규정을 손보면 해결할 문제지만 관례를 따르고 있다. 석 감독은 “선수 등록을 위해 부상선수 진단서를 제출해야하는 등 절차가 번거롭다”고 했다.

엔트리 변경과 등록절차, 엔트리 확대까지 석진욱 감독은 몇몇 팀의 요구를 말한 것으로 보인다. 공교롭게도 OK금융그룹은 2014~2015, 2015~2016시즌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안긴 로버트랜디 시몬의 13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사용할 번호가 다른 팀보다 하나 적은데 24번까지 총 22명의 선수가 사용 중이다. 현대캐피탈은 20명이 22번까지, 한국전력은 20명이 21번까지 사용한다. KB손해보험과 삼성화재는 20명이 20번까지, 대한항공은 19명이 19번까지 우리카드는 18명이 18번까지 사용 중이다.

석 감독은 “그동안 ‘엔트리를 늘려 달라’고 했고, 감독들도 필요성을 공감했지만 해결되지 않았다. KOVO는 신인드래프트 때마다 선수를 많이 뽑아달라고 하지만 엔트리가 확대되지 않으면 받은 만큼 선수를 내보내야 한다”고 했다. 현재 KOVO의 등록선수 정원은 14~18명이다. 외국인선수, 해외임대선수, 임의탈퇴선수, 병역의무선수, 정원 외 선수, 수련선수는 포함되지 않는다. 사실상 시즌을 소화하는 선수는 19명으로 제한되는 셈이라 일부 팀은 엔트리 증원을 계속 요구했다.

선수단 정원은 샐러리 캡과 함께 각 팀의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사안 중 하나다. 엔트리 확대를 요구하는 팀은 선수들의 취업 기회를 넓히고 젊은 선수를 육성할 환경을 조성해달라고 한다. 하지만 자금력이 풍부한 구단의 물량공세를 우려하는 구단은 반대한다. 모든 구단이 같은 숫자의 엔트리로 제한해야 형평성이 맞는다는 논리다. 엔트리 확대 주장이 이처럼 엇갈리는 건 선수단 숫자를 늘렸을 때 발생하는 비용 때문이다.

요지부동인 엔트리 탓에 희생되는 선수들은 해마다 나온다. 가장 최근의 사례는 지난 11월에 나왔다. 이지훈, 최진성(이상 대한항공) 이태봉(OK금융그룹) 홍민기, 구자혁, 박건휘(이상 현대캐피탈) 이지석(삼성화재) 등은 군 전역 선수들의 복귀에 맞춰 유니폼을 벗었다. 이 가운데 몇몇만 다른 팀으로 이적했다. 한정된 엔트리 탓에 해마다 반복되는 슬픈 이야기다. 능력이 떨어지면 언제라도 그만둬야 하는 게 프로스포츠의 세계라지만 제대로 출전할 기회조차 갖지 못한 채 사라진 선수가 한둘이 아니다. 그래서 감독들은 젊은 선수들에게 기량을 테스트할 충분한 기회를 주기 위해서 엔트리 확대와 2군 리그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샐러리 캡 규정 하에서 최소한 엔트리는 각 구단의 능력에 맞춰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여유를 주는 것이 더 타당하다는 주장은 논리적이다. V리그 발전에 도움이 되고 꿈나무들에게 더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있는데 형평성이라는 잣대로 막는 것은 문제라는 감성적인 주장도 있다. 새해에는 어떻게 정리될지 궁금하다.

김종건 기자 marc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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