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발 한파에 동파사고 7500건 이상..피해 분쟁도 잇따라

김경은 2021. 1. 11.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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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A씨는 영하 20도에 가까운 한파가 닥쳤던 지난주 9일 오전 갑자기 거실로 물이 넘쳐흘러 깜짝 놀랐다.

A씨는 세탁기를 사용한 세대에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해당 세대는 세탁기 사용으로 인한 피해를 입증할 수 없어 보상책임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문제는 한파로 인한 수도나 보일러 동파 사고는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분쟁의 소지가 많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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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겨울 누적 동파 8200건 이상..전년 겨울 2배 이상
동파사고 책임소재 불분명해 분쟁 잇따라
타인 재산 피해보상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 가입여부 확인
올겨울 한강 첫 결빙이 관측된 지난 9일 오전 서울 노들섬 인근 한강이 얼어있다. (사진=연합)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서울 영등포구의 한 아파트에서 살고 있는 A씨는 영하 20도에 가까운 한파가 닥쳤던 지난주 9일 오전 갑자기 거실로 물이 넘쳐흘러 깜짝 놀랐다. 베란다 배수로가 결빙된 상황에서 세탁기 사용을 금지하는 관리실 안내방송이 수차례 나갔지만 일부 세대가 세탁기를 사용하면서 배수로로 빠져나가지 못했던 물이 가까운 집 거실로 흘러 넘쳤던 것이다. A씨는 세탁기를 사용한 세대에 손해배상을 요구했지만 해당 세대는 세탁기 사용으로 인한 피해를 입증할 수 없어 보상책임이 없다고 맞서고 있다.

영하 20도에 가까운 한파가 지속하면서 동파사고로 인해 분쟁 등 전국에서 피해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한파가 본격화한 지난 6일부터 이날 오전 6시까지 전체 동파 사고는 7521건에 달했다. 계량기 동파가 7207건, 수도관 동파는 314건이었다. 올 겨울 누적으로 보면 8241건으로, 상대적으로 기온이 따뜻했던 작년 겨울(2019년11월~2020년3월) 3244건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지난주부터 지속됐던 기록적 한파 때문이다. 한파가 절정에 달했던 지난 8일 서울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18.6도까지 떨어지면서 20년만에 가장 추운 날씨로 기록됐고, 울진, 군산, 창원, 해남 등은 기상청 관측이래 가장 추웠다.

중대본 관계자는 “실시간 지자체 현황을 단순 집계한 것으로 최종적인 상수도관 전체를 재집계하면 건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파로 인한 수도나 보일러 동파 사고는 책임소재가 불분명해 분쟁의 소지가 많다는 점이다. 가장 빈번한 사례는 전월세집에서 동파사고가 발생했을 경우다. 세입자의 부주의인지 건물이나 시설물 하자에 따른 것인지 책임소재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 경우 동파 사고에 대한 1차적 책임은 세입자에 있다. 동파 우려가 있을 때 세입자는 수도를 조금 틀어놓거나, 수도관의 단열재 보강, 외출시 보일러 가동 등의 예방 대책을 수행할 의무가 있다.

동파 예방 활동을 취했음에도 구조적 문제가 있다면 전문가의 진단을 통해 주택이 동파에 취약하는 것을 입증해야 한다. 분쟁 발생시 서울시 전월세보증금지원센터를 통해 분쟁조정지원을 받을 수 있다. 주택 전월세와 관련해 보증금의 반환이나 원상회복, 하자수선 등에 대한 상담 및 분쟁조정을 지원하는 기관이다.

책임소재가 상대적으로 명확한 사례의 경우 타인에게 재산상 피해를 입혔다면 보상이 가능한 보험 특약에 가입돼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실손보험이나 종합보험 등 손해보험 가입자의 절반 가량이 가입돼있는 ‘일상생활배상책임보험’은 가입자가 타인에게 인명 또는 재산상 피해를 입혔을 경우 보상이 가능한 보험이다. 특약 형태로 가입돼있고 월 1000원 정도로 보험료가 워낙 저렴해 가입 사실조차 모르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대물 피해에 대해 본인 부담금 2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한다. 단 주의할 점은 보험증권에 기재된 주소와 실제 거주지가 일치해야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한편 대설 및 한파 특보가 대부분 해제됨에 따라 중대본은 이날 10시30분 위기경보 수준을 하향 조정하고, 중대본 비상2단계 근무를 해제했다.

김경은 (ocami81@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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