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이 만든 조각상 "연천 역고드름은 지금 성장 중"

이호진 2021. 1. 11.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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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발 한파의 영향으로 연일 역대급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경기 연천군 신서면에 자리한 고대산 역고드름 관광지에도 신비로운 고드름 꽃이 피었다.

11일 오전 방문한 연천 고대산 역고드름 관광지에는 연일 이어지는 추위가 반가운 듯 역고드름이 빠르게 자라고 있었다.

입구에는 마치 폭포가 얼기라도 한 듯 커다란 얼음 기둥이 형성돼 여기가 역고드름 관광지임을 상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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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떨어진 물이 얼면서 역고드름 생겨
폭포가 얼기라도 한 듯 커다란 얼음 기둥 장관
[연천=뉴시스]이호진 기자 = 11일 오전 경기 연천군 신서면 고대산 역고드름 관광지 안에 다양한 모양의 역고드름이 형성돼 있다. 2021.01.11. asake@newsis.com


[연천=뉴시스] 이호진 기자 = 북극발 한파의 영향으로 연일 역대급 강추위가 이어지면서 경기 연천군 신서면에 자리한 고대산 역고드름 관광지에도 신비로운 고드름 꽃이 피었다.

11일 오전 방문한 연천 고대산 역고드름 관광지에는 연일 이어지는 추위가 반가운 듯 역고드름이 빠르게 자라고 있었다.

혹한의 날씨가 이어지면서 방문객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지만, 간간이 아이들을 데리고 바람을 쐬어온 가족이나 홀로 산행 중인 겨울 등산객을 만날 수 있었다.

역고드름은 상부에서 바닥으로 떨어진 물이 얼면서 점점 자라는 현상으로, 종유석 동굴의 석순을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 종유석 바로 밑에 석순이 자라듯 역고드름 역시 상층부에 열린 고드름의 위치와 대칭을 이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입구에는 마치 폭포가 얼기라도 한 듯 커다란 얼음 기둥이 형성돼 여기가 역고드름 관광지임을 상기시켰다. 안에 들어서자 10㎝ 정도 높이의 작은 역고드름부터 성인 키를 훌쩍 넘긴 역고드름까지 다양한 형태의 고드름이 바닥에서부터 거꾸로 자라고 있었다.

군데군데 깨진 역고드름이 누워 있어 관광객들이 혹시 훼손한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들었지만, 때마침 만난 한 등산객 덕분에 말끔히 해소됐다.

통제선에 서서 “거기 들어가시면 위험해요”라고 소리치는 그에게 지자체의 취재허가를 받고 들어온 것임을 설명하자 그도 혼자 보기 아까운 이 광경을 나누고 싶은 듯 역고드름 터널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입구에 적힌 설명처럼 6·25 당시 북한군이 탄약고로 사용 중인 터널을 미군이 폭격해 균열이 생기면서 지금의 겨울 관광명소가 됐다는 얘기였지만, 궁금했던 훼손 부분에 대한 궁금증도 해소할 수 있었다.

“에이~ 이렇게 예쁜 곳을 누가 일부러 망가트리겠나? 자연이 조각상을 만들다가 실패해서 버린거야”

당최 이해할 수 없는 이 말은 부연까지 들은 뒤에야 비로소 이해가 됐다.

그는 “위에서 떨어진 물이 얼면서 역고드름이 생기는데 이게 정확히 한 곳으로 떨어지지만은 않아서 한쪽으로 무게가 치우치면 부러지기도 한다”며 “그렇게 중간 중간 부러진 역고드름이 쓰러져서 다시 고드름을 지탱하는 두꺼운 기둥이 된다”고 설명했다.

고드름을 구경하며 잠시 머물던 그는 가슴에 꽤 와 닿는 말을 남기고 돌아갔다.

“코로나19 때문에 다들 힘드니까 가끔 와보면 생각에 잠겨서 고드름만 보는 사람들이 있더라고. 이렇게 신비한 조각상들을 보고 돌아가면 그 사람들도 나쁜 생각은 안들거야”

[연천=뉴시스]이호진 기자 = 11일 오전 경기 연천군 신서면 경원선 폐터널에 조성된 고대산 역고드름 관광지 입구에 커다란 고드름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2021.01.11. asake@newsiscom


연천군과 강원 철원군 경계에 위치한 이 곳은 네비게이션 안내에도 나올 만큼 쉽게 찾을 수 있지만, 내부는 상부의 날카로운 고드름이 낙하할 가능성이 있어 평소 일반인의 출입이 엄격히 금지되는 만큼 통제선 밖에서만 감상해야 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asak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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