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하기엔 이르다' 나성범이 참고해야할 황재균의 성공사례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2021. 1. 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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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NC 나성범. 연합뉴스


2020시즌을 마치고 미국 진출을 꾀했던 나성범(32·NC)의 꿈이 좌절됐다.

포스팅 마감 시한인 지난 10일 미국 어느 팀과도 계약하지 못했던 나성범은 “다른 기회가 또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아쉬움을 털어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메이저리그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작용했다. 나성범에게는 기회가 얼마든지 올 수 있다.

2017년 샌프란시스코에서 뛰었던 황재균. AFP연합뉴스


연세대를 졸업한 뒤 2012년 프로 무대에 입성한 나성범은 2021시즌을 마치고 나면 국내 이적만 가능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취득한다. 때문에 내년에도 포스팅 시스템으로 미국 진출을 꾀할 수 있다. 2022년을 마친 뒤에는 FA 자격으로 미국으로 떠날 수 있다. 길은 얼마든지 열려 있다. 나성범의 할 일은 기회를 다시 잡을 수 있게 스스로 발전하는 것 뿐이다.

포스팅 시스템으로 미국 진출이 좌절된 다음 해에 꿈을 이룬 황재균(34·KT)이 나성범이 본받아야될 사례다.

황재균은 2015시즌을 마치고 별안간 미국 진출을 선언했으나 포스팅 무응찰의 굴욕으로 끝났다.

하지만 좌절하는데에만 그치지 않고 다음해 자신의 부족했던 모든 부분을 발전시키며 커리어 하이를 달성했다. 2015시즌 타율 0.290 26홈런 97타점 등을 기록했던 황재균은 2016년에는 타율 0.335 27홈런 113타점 등을 올렸다. 도루도 25개 성공하며 20홈런-20도루도 달성했다. 출루율도 0.394로 데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자신의 약점이었던 삼진율도 낮췄다. 직전해 20.5%에서 11.8%까지 떨어뜨렸다.

롯데에서 함께 뛴 외국인 선수 조쉬 린드블럼, 짐 아두치, 브룩스 레일리에게 꾸준히 조언을 구했고 ‘배트 플립’은 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을 실행에 옮겼다. 이밖에 미국에 먼저 진출한 류현진과 2016년 시애틀에서 뛰었던 이대호에게도 조언을 구했다.

1년 동안 영어 과외도 받았다. 지인의 추천으로 ‘뽀로로’ 영어 영상을 보면서 공부를 하기도 했다. 그 결과 2016시즌을 마치고 FA 자격을 얻은 황재균은 샌프란시스코와 계약하며 자신의 꿈의 무대에 입성했다. 1시즌을 뛰는데 그쳤지만 스스로 몸값을 높인 황재균은 2018시즌을 앞두고 KBO리그에 복귀하면서 KT와 4년 88억원에 FA계약을 하며 ‘대박’을 쳤다.

나성범도 더 완벽한 선수가 되어야 꿈을 이룰 수 있다. 미국 매체들은 나성범의 부상 이력과 나이, 높은 삼진율 등을 약점으로 꼽았다. 또한 부상 여파로 중견수에서 우익수로 수비 위치가 바뀐 점, 그리고 도루 개수가 줄어든 점도 짚었다.

나성범은 2019년 무릎 부상으로 한 시즌을 통째로 날렸다. 지난 시즌 나성범의 타석당 삼진은 0.25개로 지난 시즌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들 중 LG 로베르토 라모스(0.28), NC 애런 알테어(0.27)에 이어 가장 높았다. 또한 부상 후 첫 시즌이라는 점을 팀에서 고려했기에 우익수보다는 지명타자로 경기에 더 많이 나섰다. 584타석 중 지명타자로 절반 이상의 타석(376타석)을 소화했다. 2015시즌 23도루까지 기록했던 나성범은 지난 시즌에는 3개의 베이스만 훔치는데 그쳤다.

나성범이 자신의 약점을 지워야 꿈의 무대에 도전장을 다시 던질 수 있다. 2021시즌은 자신을 향한 물음표를 지우는 한 해가 될 전망이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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