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일 냉전유산 '아키라-후쿠에' 항공회랑 대신 새로운 항공로 합의
[경향신문]
지난 37년간 불완전한 운영체계로 안전우려가 높았던 제주남단 항공회랑에 새로운 항공로와 항공관제체계가 도입된다. 한국 비행정보구역(FIR) 내에 위치하고 있으면서 일본의 관제를 받았던 구간의 관제권이 3월부터 한국으로 넘어오고, 6월부터는 완전히 새로운 항공로가 구축된다.
국토교통부는 1983년부터 운영돼 온 제주남단의 항공회랑을 대신할 새로운 항공로와 항공관제체계를 오는 3월 25일부터 단계적으로 운영키로 한·중·일 당국간 합의했다고 11일 밝혔다.
항공회랑은 항로설정이 곤란한 특수여건에서 특정고도로만 비행이 가능한 구역을 말하는데, 제주남단에는 중·일간 직항 노선인 ‘아카라-후쿠에’ 항공회랑이 위치하고 있다. ‘아키라-후쿠에’ 항공회랑은 과거 한ㆍ중수교 이전 중·일 직항 수요에 따라 한·중·일 3국이 합의해 1983년 8월 설치됐다.
해당 항공회랑은 우리 비행정보구역안에 있지만, 동경 125도를 기준으로 서측은 중국이 관제하고 동측은 일본 관제기관이 관제업무 제공해왔다. 하지만 항공회랑과 서울-동남아행 항로 교차구간간 관제이원화, 서울-상해노선간 관제직통선 미설치 등 비정상적 구조의 운영으로 안전우려가 높았다. 더욱이 1983년 하루 평균 10대에 불과하던 교통량이 지난해 기준 580대로 늘어나면서 위험은 훨씬 더 커진 상태다.
하지만 이번에 한·중·일이 새로운 항공로와 항공관제체계 도입에 합의함에 따라 이같은 안전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게 됐다.
우선 오는 3월부터 항공회랑 중 동서 항공로와 남북 항공로의 교차지점이 있는 일본 관제권역의 관제를 한국이 맡고, 한·일 연결구간에는 복선 항공로를 조성키로 했다. 중국 관제권역은 한·중 간 공식적인 관제합의서 체결과 동시에 국제규정에 맞게 한·중 관제기관 간 직통선 설치 등 완전한 관제 협조체계를 갖추기로 합의했다.
오는 6월부터는 한·중 간 추가 협의를 통해 당초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이사회에 보고된 대로 인천비행정보구역 전 구간에 새로운 항공로를 구축키로 합의했다.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항공 회랑을 거두고 새로운 항공로와 관제운영체계를 도입하게돼 제주남쪽 비행정보구역의 항공안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게 됐다”면서 “서울-상해 정기노선 항공편이 수십년간 비정상적으로 다니던 것을 이제부터는 국제규정에 맞게 설치된 정규 항공로를 이용해 정상적인 항공관제서비스를 받으며 비행할 수 있게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호준 기자 hjl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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