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울자 얼굴에 수건 던져..'학대 신고자 고소' 엄포도"

김민관 기자 입력 2021. 1. 11.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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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이 양부모 13일 첫 재판..'살인죄 적용' 주목
양모 지켜본 지인들의 증언은

[앵커]

양부모가 16개월 난 아이를 수개월 간 학대·방임해 결국 아이를 죽음에 이르게 한 '정인이 사건'. 이 사실이 알려진 지난주부터 전 국민적 공분을 사고 있고 있습니다. 재판을 이틀 앞둔 오늘(11일) 아침부터 법원과 검찰청 앞에 시민들이 모여들었습니다. 김민관 기자가 현장을 다녀왔습니다.

[기자]

제가 지금 나와 있는 곳은 서울남부지방법원 앞입니다.

오는 13일 이곳에서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부모에 대한 재판이 열립니다.

지금 보시는 것처럼 법원 검찰청 앞에는 안타깝게 세상을 떠난 정인이를 추모하는 근조화환이 놓여있습니다.

[송동환/화환업체 사장님 (문구를 적으실 때 어떠셨어요?) 울었지 지금도 눈물…(정적)]

화환 하나하나에는 시민들이 정인이를 기억하는 마음을 담아 문구를 새겼습니다.

"정인아 미안해" "어른들이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가 적혀있습니다.

화환 중간중간에는 바람개비도 설치돼있습니다.

[시민 인터뷰 : 이거 만들면서 하늘에서는 좀 뛰어 놀으라고]

양모 장모 씨에게 적용된 혐의는 아동학대치사입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아동학대치사가 아닌 살인혐의를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검찰이 최근 정인 양 사망 원인에 관한 재감정을 의뢰한 만큼 살인 혐의가 추가로 적용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보다 자세한 이야기 스튜디오에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앵커]

김 기자, 영상으로도 정인이에 대한 미안함 그리고 양부모에 대한 분노가 느껴집니다. 직접 가본 현장 어땠나요?

[기자]

오늘 아침, 도로가 얼어붙을 만큼 상당히 추운 날씨였습니다.

하지만 시민들은 직접 만든 바람개비와 정인이를 기억하는 문구가 적힌 근조화환을 들고 법원과 검찰청 앞에 모였습니다.

시민들이 우선 요구하는 건 양부모에 대한 강한 처벌입니다.

이를 위해선 일단 양모에게 적용할 혐의를 아동학대치사가 아닌, 보다 높은 형량이 내려질 가능성이 있는 살인죄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앵커]

형량 부분은 조금 있다 자세히 다뤄보기로 하구요. 일단 재판을 앞두고 양부모는 때리긴 했지만 죽이려는 의도가 없었다 이렇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양부모를 곁에서 지켜본 지인들이 학대 정황을 증언하고 있죠?

[기자]

어제 저희 뉴스룸 통해서도 전해드렸는데, 양부모 지인들이 직접 증언한 학대 정황, 정말 참담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정인이 양부모 지인 : 조용히 하라고, 그 가제 수건을 얼굴에 던진 거예요. 깜깜해지니까 애가 울음을 그치거든요. 오죽하면 그 식당 주인분이 (양모에게) '아기 울어도 괜찮아요'… 아이들한테 가는 척하면서 이렇게 살짝 봤거든요. 머리를 이렇게 받치고 눕히잖아요, 보통. 어깨를 이렇게 탁 미는 거예요. 애가 '쾅' 하면서 딱 떨어진 거죠. 그러니까 아이가 와아앙 울었어요. 그랬더니 장씨가 '야 너는 기저귀 갈아주는데도 우냐?' 쇄골 깁스를 했는데 이렇게 미니까 여기가 얼마나 아팠겠어요.]

양부모 지인들에 따르면 정인이가 입양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부터 분위기가 이상했다고 합니다.

울고 있는 정인이의 얼굴에 시끄럽다며 아기들이 쓰는 가제 수건을 던지기도 하고 기저귀를 갈아줄 때도 일부러 다친 부위를 건드려 고통을 줬다는 겁니다.

학대 정황은 생전 정인이의 모습을 담은 사진에서도 드러납니다.

지난해 7월 3일 정인이 모습입니다.

이날은 양모 장씨가 정인이 몫의 국가재난지원금을 문의하고 입양기관인 홀트아동복지회에 사진을 보낸 다음 날 찍은 사진입니다.

이마에 멍 자국이 선명히 보이고 어깨도 피부색과 달리 퍼렇습니다.

약 열흘 뒤 찍은 사진을 보면 입가도 거무죽죽하고 멍 자국이 새롭게 늘어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양부모에 대한 정인이 학대신고, 총 3차례 이뤄졌다고 하잖아요. 그런데 오히려 양모 장씨가 당당한 모습을 보였다 하던데요?

[기자]

양모, 학대 의심 신고 한 사람을 고소하겠다고 엄포했다고 합니다.

[앵커]

지난주 변호사 통해 양모 입장 나왔죠. 정인이 뿐만 아니라, 친딸에게도 체벌을 가했다고 말했다 전해지는데요.

[기자]

검찰의 수사결과를 살펴보면 숨진 정인이는 소장과 대장, 췌장 등 장기 손상은 물론이고 사망 원인도 복부 손상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전신에 골절·출혈이 발견되기도 했는데 양모 측 변호인은 양모가 아이에게 한 행동에 대해 후회하고 반성하고 있다면서 체벌 차원에서 폭행을 가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정인이 뿐만 아니라, 친딸인 첫째에게도 체벌이 있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양모의 이 주장 역시 주변 지인들의 주장과는 상반됩니다.

[정인이 양부모 지인 : 감정 조절이 안 됐으면 첫애한테도 계속 감정 조절이 안 됐어야죠. (첫째는) 멍, 상처 이런 것 한 번도 본 적 없고, '너 율하(정인이) 혼나는 것 봤어, 안 봤어? 너 혼나는 거 봤지. 너 그렇게 한번 혼나 보고 싶어?' (첫째는) 겁에 질려가지고 '네네…' 애(정인이)를 어떻게 혼냈길래 그럴까…]

양모 측 변호인에 따르면 장 씨는 "감정조절이 쉽지 않았던 때들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양부모 지인은 정인이를 학대하던 양모가 친딸에겐 다른 모습을 보였다고 증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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