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차 지원 시작됐지만..자영업자들 "임대료 내면 끝, 한계"
정부가 11일부터 3차 재난지원금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자영업자들이 대상인데, 이들은 3차 재난지원금으로는 버틸 수 없다고 입을 모았다. 지원금 외에도 다양한 지원 방안이 더해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많은 자영업자가 이용하는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이날 오전부터 '3차 지원금 신청했다' 등 관련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이번 지원금은 코로나19로 피해를 본 소상공인 등 580만명에게 지급되며, 집합금지 업장에 300만원, 제한 업종에는 200만원이 지급된다.
이날 오후 관련 온라인 카페에서 '낮 12시에 신청했는데 2시18분쯤 150만원이 입금됐다' '월세, 업체 대금 내고 돈이 없었는데 부가가치세 등 세금 낼 때 많은 힘이 될 것 같다'는 등 글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번 지원금으로는 버티기조차 어렵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서울의 한 카페 사장 A씨는 "지급이 빠른 점은 다행"이라면서도 "현금 주는 방식은 고맙지만 임대료 내면 땡이어서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감면 없이 내는 월세 200만원, 계속 오른 건강보험료 28만원, 어쩔 수 없이 트는 난방비 등이 부담된다"며 "1월 말에 내는 부가가치세도 2019년 기준으로 잡혀 걱정되는데, 4차 지원금 전에 장기적 지원책을 마련하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노래방 사장 박진실씨(46)는 "우리는 다행히 월세 30% 감면 받았지만 못 받은 곳도 많다"며 "월세 감면을 건물주와 세입자 사이에서 논하라고 던져놓지 말고 정부가 좀 더 문제에 적극 개입했으면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고 전했다.
박씨는 "집합금지기간에도 소방 경보기나 CCTV는 끌 수가 없어 전기세가 20~40만원씩 나간다"며 "한국전력에 전기세 인하나 감면 등을 문의해봤지만 콧방귀도 안 끼던데 정치권이 나서 줄 수는 없냐"고 되물었다.
실내체육업자 장모씨는 "4차 지원금 전국민 지급에는 부정적"이라며 "회사 다니는 동료들은 '재택근무에 지원금도 줘서 좋았다'고들 하는데, 힘든 사람들에게 집중해야 옳다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전문가들도 장기적인 지원이 필요하고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전기세 등 고정비용 감면은 재정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라며 "돈이 충분히 있느냐가 문제일텐데 국회에서 국채 발행 방안 등을 논의해 실행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하 교수는 "자영업자들이 정부 방역 정책 협력하느라 어려워졌다"며 "거시경제 전체적으로 봐도 이들이 힘들면 다른 부분으로 파급효과가 일어나니 재정 투입 근거는 충분하다"고 덧붙였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300만원 지원금은 임대료 보전용밖에 못되는데, 정부가 임대료 감면 동참률을 높여야 한다"며 "어려운 분들을 중심으로 건강보험료 등 보장성기금을 일시적으로 감면하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 교수는 "4차 지원금 논의는 시기상 적절해 보인다"며 "전국민에게 준다고 하면 침체된 내수 소비 활성화에 기여할 수 있다"고 첨언했다.
김주호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팀장은 "코로나19 피해에 대한 법적 보상 규정이 없어 정부가 지원금 지급이라는 쉬운 길을 간다"며 "지난해 매출을 기준으로 지원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5인 이상 업종 베제'라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팀장은 "임대인은 건물을 대출 끼고 산 경우가 많아 이자 납부 때문에 월세를 못깎아주기도 한다"며 "호주처럼 금융기관이 임대인에 대한 이자를 깎아주는 등 '임대인 멈춤법' 실시가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필요하면 전기세나 수도세 감면, 악성 채무 탕감 등 적극적인 조치도 다방면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4차 지원금은 소상공인 위주로 해주되, 전국민에 지급한다면 소득 증가자에 대한 환수 조치도 고려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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