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빼 마른 몸, 기괴한 움직임..'스위트홈' 연근이의 실체는?
● 빼빼 마른 몸, 기괴한 움직임… ‘연근이’의 실체 김설진 안무가
김 안무가가 연기한 연근괴물도 철저한 전사의 구축을 통해 태어났다. 연근괴물은 회사에서의 스트레스가 심한 인물로, 술에 취한 채 과장 욕을 하던 중 괴물로 변한다. 괴물화 직후 ‘재헌’에게 머리가 베여 앞을 볼 수 없게 된다. 김 안무가는 “직장 상사로부터 모멸감을 느낀 인물인 만큼 ‘누가 내 얘기를 하면 어떡하지?’라는 피해의식에 사로잡혀 있을 것 같았다. 작은 소리에도 아주 민감하게 반응하는, 청각이 발달한 크리쳐로 설정했다”며 “시력을 갑자기 상실했기에 서툰 걸음을 표현하기 위해 발바닥의 감각에 의존해 발을 질질 끌고, 손톱으로 벽을 더듬거리며 걷는 모습으로 연기했다”고 했다. 머리가 잘려 피가 빠져나간 연근이의 빼빼 마른 몸을 표현하기 위해 11kg을 감량하는 혹독한 다이어트도 감행했다.
크리쳐의 외형은 절반의 집념과 절반의 타고난 감각으로 만들어냈다. “하루 종일 괴물 생각만 하니 모든 사물들이 괴물과 연관된 이미지로 변해” 그의 눈앞에 펼쳐졌다. 르네 마그리트, 살바도르 달리의 그림들을 보며 크리쳐의 초현실주의적 느낌을 살렸고, 벽지의 패턴부터 꼬여있는 전선에 이르기까지 일상 속 모든 사물이 영감의 원천이 됐다.
● ‘버추얼 프로덕션’으로 실시간 CG 구현한 웨스트월드
이를 위해 카메라 안에서 가상공간의 3차원 좌표를 만들고, 좌표 내에서 크리쳐의 움직임을 파악해주는 ‘N캠’을 도입했다. N캠이 가상공간과 현실세계를 이어주는 통로 역할을 하는 셈이다. 특히 넷플릭스의 기술 지원으로 N캠을 제작하는 영국 기업인 'N캠 테크놀로지' 본사 직원을 비롯한 N캠 전문가들이 한국을 직접 방문해 웨스트월드 직원들에게 N캠 활용 방법을 교육하기도 했다. 정 이사는 “N캠은 장비들이 많고 설치도 복잡해 스튜디오 촬영에만 활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스위트홈에서 야외 촬영에도 N캠을 활용한 버추얼 프로덕션을 처음 시도했다”며 “N캠을 공급한 해외 업체도 ‘이 기술을 야외에서 사용한 경우는 처음 본다’며 놀라더라”고 전했다.
디테일한 크리쳐들의 CG도 몰입감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흡혈괴물의 입에서 나오는 촉수, 연근괴물의 잘린 머리 단면과 펄럭이는 귀 등 특수효과로 만들지 못하는 크리쳐의 특징들을 CG로 구현했다.
김재희기자 j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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