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건 "선박 억류 조속히 해제"..이란 차관 "동결자금 해결해야"

이란 "선박 억류는 기술적 문제"..한국 내 동결 자금 해결 요구

(서울=뉴스1) 민선희 기자 = 최종건 외교부 1차관이 10일(현지시간) 이란 측에 우리 국민과 선박 억류를 조속히 해제해달라고 강력하게 요청했다.

11일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최 차관은 전날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부 정무차관과 한-이란 외교차관회담을 갖고 이 같이 말했다.

최 차관은 이란의 주장대로 선박 억류가 기술적 문제라면, 구체적인 증거를 제시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아직까지 이란 측은 관련한 증거를 내놓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아락치 차관은 이 자리에서 "한국은 이 문제와 관련 정치화하는 것을 삼가고, 법적 절차가 진행돼야 한다"고 했다. 한국케미호가 걸프만에 오염물질을 배출한 혐의가 있어 억류했다는 기존 입장을 반복한 셈이다.

그러면서 아락치 차관은 한국 내 이란 계좌 동결에 대해 문제제기 했다. 현재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제재로 인해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이란의 원유 수출대금 70억 달러(약 7조6000억원) 정도가 묶여 있는 상황이다.

아락치 차관은 "약 2년 반 동안 한국의 은행은 이란의 자금을 동결해 왔다"면서 "미국의 제재보다는 문제를 해결하려는 한국 정부의 정치적 의지가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최 차관은 이날 이란 보건부 차관과도 만나 이란과의 보건 방역협력과 인도적 교역 확대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최 차관은 11일(현지시간)에도 자리프 외교장관을 비롯해 정부 고위인사들과 만나 우리 선박의 조속한 억류 해제를 요청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 차관보다 먼저 현지에 도착한 실무대표단 역시 지난 주말 이란 외교부 아태차관보를 비롯, 보건부·식약처 관계자들을 만났다.

한편 한국 선원들이 억류돼있는 반다르아바스항에 급파된 주이란한국대사관은 선원들과의 영사접견을 지속적으로 추진 중이다. 이란 당국도 이에 협조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선박 내 한국 선원 전원이 지난 8일 저녁 국내 가족들과 개별적으로 통화를 가졌다.

minssu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