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남단 새 항공로 열린다..냉전 유물 '항공회랑' 38년만에 폐지

김민우 기자 2021. 1. 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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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남단에 새 항공로가 열린다.

국토교통부는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항공회랑이 없어지고 새 항공로와 관제운영체계가 도입되면서 항공운항 안전도가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토부는 1983년부터 운영돼 온 제주남단 항공회랑을 대신할 새로운 항공로와 항공관제체계를 구축하기로 한·중·일이 합의했다고 11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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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남단에 새 항공로가 열린다. 1983년 이후 38년만이다. 국토교통부는 냉전시대에 만들어진 항공회랑이 없어지고 새 항공로와 관제운영체계가 도입되면서 항공운항 안전도가 획기적으로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토부는 1983년부터 운영돼 온 제주남단 항공회랑을 대신할 새로운 항공로와 항공관제체계를 구축하기로 한·중·일이 합의했다고 11일 밝혔다.

항공회랑은 항공기가 다니는 길로 특정 고도만 비행이 가능한 구역을 의미한다. 일반 항로는 고도를 바꿀 수 있지만 이 지역에선 바꿀 수 없다.

제주남단 항공회랑은 중국 상하이 동쪽 해상 아카라 지점에서 제주도 남쪽 우리 비행정보구역을 통과해 일본 후쿠에섬을 연결하는 길이 519㎞, 폭 93㎞ 구역이다.

이 구간 중 259km에 해당하는 구역이 우리나라의 비행정보구역(관제·비행정보·조난경보 업무를 담당하는 책임공역)인데, 동경 125도를 기준으로 서쪽은 중국 상하이 관제소가 동쪽은 일본 후쿠오카 관제소가 관제를 담당해왔다.

냉전시대의 산물이 냉전이 끝난 이후까지 이어진 탓이다. 1980년 중국과 일본 직항로가 개발된 이후 중국은 미수교국인 한국과 관제교신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해당 구간의 관제권을 중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갖는다는 중재안을 제시했고 양국이 이를 수용하면서 항공회랑이 설정됐다.

제주남단 항공회랑은 한국과 중국, 중국과 일본, 한국과 동남아 지역을 지나는 3개 항로가 이곳을 교차해 지나지만 관제권을 중국과 일본이 행사하고 있다. 1983년 당시에는 일평균 항공량이 10대에 불과해 문제가 없었지만 2019년 일 평균 통행량이 580대(연 21만2000대)가 이곳을 지나면서 사고 우려가 커졌다. 2015년 국제항공운송협회(IATA)에서 이 구간을 '핫스팟'(hot spot) 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이에 2019년부터 한·중·일은 워킹그룹을 구성해 2년여간 집중적으로 항공회랑 정상화 방안을 협의했다. 그 결과 올해 3월25일부터 새 항공로와 항공관제체계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기로 했다.

우선 항공회랑 중 동서 항공로와 남북 항공로의 교차지점이 있어 항공안전 위험이 상대적으로 큰 일본 관제권역의 관제를 한국이 맡기로 했다. 한·일 연결구간에는 복선 항공로를 조성한다.

중국 관제권역은 한·중간에 공식적인 관제합의서를 최초로 체결하고 관제직통선도 운영키로 했다. 6월17일부터는 인천비행정보 구역 전 구간에 새로운 항공로가 들어서게 된다.

김상도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이번 합의를 통해 냉전체제의 산물인 항공회랑이 폐지되고 새로운 항공로 체계를 구축해 효율적인 항공교통망 운영이 가능하게 된다"며 "일본 관제구역이 한국으로 일원화됨으로써 항공안전이 획기적으로 개선돼 사고위험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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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우 기자 minu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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