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구리 사냥하는 거미, 나뭇잎 엮어 덫으로 사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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푹푹 찌는 열대우림에서 나뭇잎이 드리운 그늘은 나무 개구리에게 더위와 포식자를 피해 한숨 돌릴 매력적인 장소이다.
그러나 마다가스카르에서 크고 빠른 사냥꾼인 농발거미가 이런 나뭇잎 쉼터를 개구리 사냥을 위한 함정으로 쓰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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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발거미 나뭇잎 2장 엮어 은신처 겸 덫으로..세계적으로도 개구리는 거미 단골 먹이
푹푹 찌는 열대우림에서 나뭇잎이 드리운 그늘은 나무 개구리에게 더위와 포식자를 피해 한숨 돌릴 매력적인 장소이다. 그러나 마다가스카르에서 크고 빠른 사냥꾼인 농발거미가 이런 나뭇잎 쉼터를 개구리 사냥을 위한 함정으로 쓰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일반적으로 무척추동물인 절지동물은 척추동물의 먹이이지만 일부 절지동물 특히 거미는 반대로 척추동물을 많이 잡아먹기로 유명하다(▶곤충의 반격, 소금쟁이가 개구리 알 포식). 다리를 펴면 길이가 15㎝에 이르고 동작이 빠른 농발거미과의 거미는 잠복사냥이 장기이다.
티오 풀전스 마다가스카르 안타나나리보대 생물학자 등은 과학저널 ‘생태학 및 진화’ 최근호에 다마스테스 속 거미가 나무에 사는 소형개구리를 나뭇잎 함정에 유인해 잡아먹는 것 같다는 관찰결과를 보고했다.
처음 목격한 사람은 독일 괴팅겐대 생태학자 도미니크 마르틴으로 2017년 마다가스카르 동북부의 한 묵논에서 조류조사를 마치고 돌아오다 거미가 개구리의 머리를 송곳니로 물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다가가자 거미는 먹이를 물고 바로 옆의 은신처로 들어갔다.
이 은신처는 이웃한 두 장의 나뭇잎을 거미줄로 3분의 1쯤 붙인 뒤 생긴 벌어진 틈으로, 나뭇잎은 줄기에 달려 싱싱한 상태였다. 연구자들은 이듬해 이와 비슷한 은신처를 3곳에서 더 발견했는데 거미는 밖에서는 보이지 않는 틈의 안쪽에 숨어 있었다. 연구자들은 “이 은신처가 낮 동안 쉼터를 찾는 개구리를 속여 끌어들여 사냥하는 함정일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이렇게 판단하는 이유는 다른 거미 가운데서도 포식자를 피하기 위해 은신처를 만드는 사례와 또 이 은신처를 먹이를 사냥하는 함정으로 ‘재활용’하는 거미도 있기 때문이다. 연구자들은 “낮에 기온이 오르면 개구리는 햇볕에 피부가 마르는 것을 막고 새 등 포식자로부터 피하기 위한 장소를 찾는데 거미가 이런 피난처를 만드는 것을 4차례나 발견했다”며 “이것은 거미가 나무에 사는 개구리를 먹이로 사냥하기 위해 체계적으로 만든 함정이라는 증거”고 밝혔다.
그러나 연구자들이 제시한 증거는 은신처 주변에서 개구리를 사냥한 거미를 목격한 것이어서 함정으로 쓴 은신처에서 개구리를 사냥했다는 직접 증거는 아니다. 연구자들도 “거미가 개구리를 사냥한 것을 한 번 목격한 것이어서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거미의 개구리 사냥은 세계적으로 흔하게 보고된다. 호세 발데스 덴마크 오르후스대 생물학자는 지난해 절지동물이 척추동물을 잡아먹는 세계적 양상을 리뷰한 ‘지구 생태학 및 생물지리학’ 논문에서 “절지동물이 척추동물을 포식한 사례가 89개국에서 1300여 건 보고됐는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의 포식자가 거미이며 먹이가 된 척추동물의 40%가 개구리”라고 밝혔다.
이 논문에서 거미는 새를 뺀 모든 척추동물 부류에서 주요 포식자로 나타났다. 새를 가장 많이 잡아먹는 절지동물은 사마귀였다(▶새 사냥하는 사마귀, 자연에 고정관념은 없다). 절지동물의 먹이가 되는 척추동물은 파충류에서 도마뱀이 가장 많았고 포유류 가운데는 절반이 박쥐, 3분의 1이 물고기였다.
개구리가 거미의 쉬운 먹이가 되는 이유로 연구자들은 “피부가 부드럽고 관통이 쉬우며 유생에서 성체에 이르기까지 물에서 나무 위까지 서식처가 다양하기 때문”이라며 “그 대신 개구리는 번식력이 커 한 번에 수만개의 알을 낳기도 한다”고 밝혔다.
인용 논문: Ecology and Evolution, DOI: 10.1002/ece3.7102
Global Ecology and Biogeography, DOI: 10.1111/geb.13157
조홍섭 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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