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생리용품 만져보고 살 수 있는 '월경상점'이 생겼다

김미향 2021. 1. 11.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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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벽을 가득 메운 월경컵들, 피를 상징하는 네온사인, 건물 외부에 크게 쓰인 피리어드(period·월경), 눈에 확 띄는 가게다.

사진이나 영상만 보고 사야했던 월경컵과 월경팬티를 직접 보고 살 수 있는 월경용품 오프라인 상점이다.

이후 월경컵 수다회, 월경 박람회 등을 열어 월경용품의 선택권을 넓히는 활동을 했다.

다양한 월경용품을 직접 보고 사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온라인 상점만으로 해소할 수 없어 이지앤모어는 지난해 열린 스페이스 살림의 입주자 공모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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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방동 스페이스 살림에 친환경 월경제품 상점 열어
월경상점 내부 모습. 이지앤모어 제공

붉은 벽을 가득 메운 월경컵들, 피를 상징하는 네온사인, 건물 외부에 크게 쓰인 피리어드(period·월경), 눈에 확 띄는 가게다.

‘올해 당신의 월경은 어땠나요?’와 같은 질문을 던지는 가게가 생겼다. 사진이나 영상만 보고 사야했던 월경컵과 월경팬티를 직접 보고 살 수 있는 월경용품 오프라인 상점이다.

월경용품 온라인 전문몰 ‘이지앤모어’는 지난 8일 서울 영등포구 대방동에 ‘월경상점’을 열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문을 연 체험형 월경용품 전문매장은 그간 잘 모르는 제품을 온라인으로 구매했던 월경용품 소비 문화를 바꿀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월경상점 내부 모습. 이지앤모어 제공

이곳에선 일반 마트나 편의점, 드러그스토어에서 보기 힘든 다회용, 친환경 월경제품을 팔고 있다. 면 생리대, 생분해 생리대, 생분해 탐폰 등 평소 보기 어려웠던 제품들이다. 월경용품 전문 상품기획자(MD)와 월경에디터가 상주해 고객들의 월경에 대한 고민을 공감하고 적합한 제품을 소개한다. 김민지 이지앤모어 월경에디터는 “생리컵에 대한 질문이 제일 많은데, 직원들이 다 써봐서 쉽게 설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월경 전후 증후군을 경감하기 위한 차나 영양제도 판매한다. 이지앤모어가 지난해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월경 전과 후에도 관리가 필요하다고 느끼는가” 질문에 응답자 155명 중 92%가 관리의 필요성을 느낀다고 답했다. 월경상점은 금요일과 토요일, 이틀간 오전 11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문을 연다.

월경상점 외부 모습. 이지앤모어 제공

2016년 세워진 이지앤모어는 해외직구로만 살 수 있던 월경컵을 국내에서 구매할 수 있도록 2017년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월경컵 판매 허가를 끌어낸 기업이다. 이후 월경컵 수다회, 월경 박람회 등을 열어 월경용품의 선택권을 넓히는 활동을 했다. 다양한 월경용품을 직접 보고 사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의 욕구를 온라인 상점만으로 해소할 수 없어 이지앤모어는 지난해 열린 스페이스 살림의 입주자 공모에 참여했다.

안지혜 이지앤모어 대표는 “2018년부터 열린 ‘월경 박람회’를 코로나19로 지난해 열지 못하자 고객들이 크게 아쉬워했다. 월경 박람회는 마트에서 볼 수 없는 월경팬티와 월경컵 등을 직접 보고 구매할 수 있어 온라인으로만 구매할 때의 불만족을 해결했었다. 그런데 박람회를 열지 못하니 고객들의 문의가 계속됐다”고 전했다. 특정 기간만 운영하는 팝업 스토어 등을 고민하던 안 대표는 월경용품 상점을 친환경 특화 매장으로 운영하는 기획안을 내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의 입주 공모에 선정됐다. 월경상점이 입점한 ‘스페이스 살림’ 건물은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젠더 관점의 창업 생태계를 만드는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공간이다.

월경상점 내부 모습. 이지앤모어 제공

이지앤모어는 월경에 대한 정보가 더 많이 공유되는 문화를 꿈꾸며 월경에 관한 정보를 널리 알리는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약 1만여명이 이지앤모어의 월경 관련 콘텐츠를 뉴스레터로 구독하고 있다. 7명의 직원이 ‘월경 에디터’로 일하며 “월경은 왜 터부시되었을까”, “소녀들을 위한 월경 안내서” 등의 콘텐츠를 만들고, 월경 커뮤니티 등을 운영한다. 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위한 월경 정보 관련 행사도 개최했다.

안 대표는 “일상에서 피부가 건조하면 로션을 바르듯, 월경도 일상에서 뭘 먹고 관리하느냐에 따라 월경 전후 증후군이 많이 개선된다. 하지만 많은 분에게 월경 관련 정보가 닿지 않아 아쉽다”고 했다. 많은 여성이 자신의 월경을 어떻게 건강하게 관리할 수 있을지 함께 머리를 맞대면 좋겠다고 했다. 안 대표는 “월경 기간이 빨리 보내고 싶은 일주일이 아니라 이번 달 월경은 어땠는지, 뭐가 불편했는지 살피며 건강한 월경을 만들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미향 기자 aro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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