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 아마존 회원제처럼"..네이버는 티빙 손잡고, 쿠팡은 OTT 출범
‘아마존 프라임’처럼 충성고객 만들어라
쇼핑·콘텐츠 결합한 유료 멤버십 강화
네이버, CJ OTT ‘티빙’과 맞손...쿠팡, ‘가성비 OTT’ 출시
국내 온라인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 점유율 1·2위를 다투는 네이버와 쿠팡이 온라인 동영상(OTT) 서비스를 앞세워 유료 회원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쇼핑과 콘텐츠를 결합한 유료 멤버십 '아마존 프라임'으로 미국 유통 시장을 장악한 아마존처럼, 다양한 서비스를 결합한 유료 회원제로 이용자들을 묶고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네이버는 올 1분기 중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에 OTT 서비스 티빙을 추가한다고 11일 밝혔다. 매월 4900원을 내면 이용할 수 있는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 혜택에 월 7900원~1만3900원 상당의 비용이 드는 티빙을 선택적으로 시청하는 형태다.
네이버 플러스 멤버십은 네이버 쇼핑에서 결제하는 금액의 최대 5%를 네이버페이로 적립해 주고, 웹툰 등 콘텐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로 지난해 6월 출시됐다. 현재까지 250만명의 회원을 확보했다.
이번 협력은 지난해 10월 네이버와 CJ그룹이 6000억원 규모의 지분 교환을 통한 포괄적 사업 제휴의 일환으로 보인다. 이 제휴를 통해 양사는 글로벌 콘텐츠 시장을 공략하고 쇼핑 사업을 강화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업계에선 티빙이 최근 JTBC와 합작한 만큼 시너지가 높아질 거란 관측이 나온다. CJ ENM에서 독립한 티빙은 지난 7일 JTBC스튜디오와 협력해 OTT 합작 법인을 출범하고, 향후 3년간 4000억원을 들여 독점 콘텐츠를 제작하기로 했다. 현재 국내 점유율 15% 수준으로, 네이버를 통해 가입자 확대를 노린다.
쿠팡은 지난달 OTT 서비스 쿠팡 플레이를 출범하고, ‘로켓 와우 멤버십’ 서비스에 추가했다. 요금은 2900원으로, 넷플릭스(9500원), 웨이브(7900원), 티빙(7900원), 왓챠(4900원)의 평균 최저 요금인 7500원과 비교해 사용료가 낮은 편이다. 계정 1개로 5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
출범 초부터 '한국판 아마존'을 꾀한 쿠팡은 지난해 싱가포르 OTT업체 훅(Hooq)을 인수하고, 쿠팡플레이, 쿠팡스트리밍, 쿠팡오리지널, 쿠팡플러스 등 비디오 서비스 관련 상표권을 출원해 콘텐츠 서비스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존 로켓 와우 회원 500만여명을 묶는다는 전략이다.
다만, 독자 운영 체계로 전개되는 만큼 기존 OTT 서비스와 비교해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점은 단점으로 지적된다. 이에 쿠팡은 최근 영화 ‘도둑들’ ‘내부자들’ ‘관상’ 등을 제작한 투자배급사 쇼박스와 제휴하고, 향후 자체 콘텐츠도 제작하겠다고 밝혔다.
쿠팡이 막대한 투자가 필요한 OTT 사업을 추진할 여력이 있는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 국내 점유율 40%를 차지하는 넷플릭스는 2019년 자체 콘텐츠 제작에만 150억달러(약 18조2000억원)를 썼고, 웨이브, 티빙 등도 대기업 자본을 업고 공격적으로 점유율을 늘리는 상황이다.
반면, 쿠팡은 실탄이 부족하다. 2019년까지 약 3조7000억원의 누적 적자를 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쿠팡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거래량이 20조가 넘은 것으로 보이지만, 물류센터 정비와 쿠팡맨 고용, 배달앱 ‘쿠팡이츠’ 사업 확대 등으로 6000억원~1조원의 적자가 추가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올해 미국 나스닥 상장(IPO) 여부에 따라 사업 확대가 가능할 거란 관측이 나온다.
11번가도 SK텔레콤의 OTT 웨이브 등을 결합한 유료 멤버십을 올해 선보일 예정이다. 당초 올프라임이라는 멤버십을 1년여간 운영했지만, 지난해 11월 운영을 종료하고 개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앞서 운영된 올프라임은 SK텔레콤의 OTT 웨이브, 음악 플랫폼 플로(FLO), 원스토어 북스 이용권 중 한 가지만 이용할 수 있는 데다, 11번가 무료배송 등의 서비스가 없어 혜택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새로운 멤버십에는 쇼핑과 콘텐츠에 걸쳐 다양한 서비스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선 지난해 11번가가 아마존으로부터 지분 참여 약정을 체결한 만큼 아마존과 연계한 서비스가 나올 거란 관측도 나온다.
업계가 유료 멤버십을 강화하는 이유는 고객 충성도를 높이고 자사 플랫폼에 고객들을 묶는 록인(자물쇠)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다. 지난해 6월 유료멤버십을 출시한 네이버는 월 20만원 이하를 지출하는 초급 이용자의 객단가가 멤버십 가입 후 200% 이상 증가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고객을 플랫폼에 오래 잡아둔다는 것은 소비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쇼핑,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금융 등 다양한 서비스가 함께 제공되는 멤버십이야말로 팬과 충성고객을 만드는 핵심 전략"이라며 "멤버십 전략은 유통업계의 메가 트렌드다. 앞으로는 멤버십을 할 수 없는 유통 기업들은 치명타를 입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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