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2.mental] 밑바닥에서 부활한 한석종, 원동력은 'GRIT'

류청 2021. 1. 11.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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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이상우 박사, 에디터=류청]

축구는 사람이 한다. 사람은 기계가 아니기에 심리적인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마음을 잘 다스리는 선수와 팀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FC서울과 FC안양에서 선수 생활을 하고 스포츠심리학 박사 학위를 받은 멘탈 퍼포먼스 대표 이상우 박사와 박지훈, 권혁주 멘탈 디렉터가 그 내밀한 이야기를 한다. <편집자주>

2018년 9월은 박사학위논문 심사 준비로 인해 밤낮없이 논문 작업에 초 집중하던 시기였다. 또한 스포츠 팀과 선수들의 상담 요청도 고사할 정도로 시간이 부족했고 심신이 많이 지쳐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수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한 선수의 간절한 목소리가 필자의 마음을 강하게 자극했다. “그럼 인하대학교로 오세요” 그렇게 그와 인연이 시작되었다.

훤칠한 외모와 긴장한 그의 표정, 말투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다. 그는 현재 K리그1 수원삼성에서 맹활약하고 있는 한석종의 이야기다. 그 당시 그는 인천유나이티드 소속으로 전반기에 주전 선수로 활약하지만 부상을 당하게 되어 월드컵 휴식기에 수술과 재활을 진행하게 된다. 복귀 후 이전만큼의 경기력을 보여주지 못하면서 벤치에서 보내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다. “다 내려놓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할 수 있나요?”, “네” 그는 상당히 조급해 보였고 현 상황을 빨리 벗어나고 싶어 했다.

필자가 진행하는 스포츠 심리기술훈련(PST)은 상당히 혹독하고 스파르타식이다. 그 이유는 스포츠 상황에서 승리와 패배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며 치료가 아닌 강화에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그가 중간에 포기하거나 간절한 마음, 태도를 보이지 않으면 심리기술훈련을 중단하려고 했지만 예상과 다르게 그는 상당히 높은 집중력과 적극적인 태도를 바탕으로 간절함을 보여줬다. 또한 매 회기마다 진행되는 다양한 심리기술훈련과 테스트, 과제를 통해 심리기술전략을 온몸에 장착하기 시작했고 현 상황에서 가장 슬기로운 판단과 결정을 내리고 행동으로 증명하기 시작했다.


그는 힘든 시간을 슬기롭게 보내면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게 되었고 안정된 심리를 바탕으로 차근차근 본인의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며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교체 10분 출전, 교체 20분 출전 등 예상보다 출전 시간이 부족했지만 그는 전혀 불만을 표현하지 않고 주어진 시간 동안 모든 역량을 그라운드에 쏟아 붓기 시작한다. 이러한 긍정적인 그의 경기력은 팀 경기력으로 이어졌고 교체 선수에서 주전 선수로 다시 발돋움하게 된다. 또한 2018년 11월 24일 강등과 잔류가 갈리는 FC서울전에서 전반 8분 만에 결승골을 터뜨렸다. 팀 잔류와 자신의 진가 그리고 부활을 알렸다.

시즌 종료 후 그는 수많은 K리그 팀들에게 이적 제안을 받지만 상주상무 군 입대를 결정하게 되고 제대 후 수원삼성으로 이적하며 절정의 기량을 발휘하게 된다. 4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그 당시를 회상하면 한석종에게 그릿(GRIT)이 있었기 때문에 그 어려운 상황에서 위기를 기회로 변화시킬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릿은 성공과 목표를 달성하는데 결정적 역할을 하는 투지와 용기를 의미하며 성장(Growth), 회복력(Resilience), 내적 동기(Intrinsic Motivation), 끈기(Tenacity) 등의 4가지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그는 첫 심리상담 당시 좋은 선수를 넘어 훌륭한 선수가 되려면 멘탈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매 회기마다 심리기술훈련에 대한 날카로운 질문이 많았고 부여한 과제 달성 수준도 상당히 높았다. “저는 아직도 배가 고파요.”, “새로운 심리기술전략은 없나요?” 그는 늘 현재에 만족하지 않고 이상적인 성장을 도모했다(성장, Growth). 하지만 상주상무 군 입대 후 예상치 못한 위기가 찾아온다. 부상으로 인해 3개월 동안 수술과 재활을 진행하게 되는데 그는 예전과 달리 전혀 조급해하지 않고 현명하게 생각과 마음을 잘 다스려 성공적인 복귀를 신고한다(회복력, Resilience).

심리기술훈련 당시 그는 축구를 가장 좋아하고 자신이 좋아하는 축구를 정말 잘하고 싶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 이유는 축구할 때 자신이 가장 행복함을 느끼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끝난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출전 당시에도 그는 “재미있을 것 같다”, “기대가 된다”, “빨리 뛰고 싶다” 등의 답변을 통해 축구에 빠져 있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다(내적 동기, Intrinsic Motivation). 또한 그는 혹독한 심리기술훈련을 소화하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예상치 못한 테스트, 매주 부여한 과제, 기분이 상할만한 자극에도 그는 늘 겸손했고 목표를 위해 버텼다(끈기, Tenacity).

한석종은 스포츠 선수가 갖추어야 할 스포츠 심리기술전략을 이해하고 그라운드에서 심리기술전략을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선수라고 볼 수 있다. 또한 다양하고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순간 흔들릴 수는 있어도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된다. 간절함과 노력이 만들어낸 심리적 강인함은 이제 한석종의 강력한 무기다.

사진=수원삼성,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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