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 아동학대 반전, 엄마가 '던졌다'고 말한 탓(종합)

가해 의심 부모 및 어린이집, 동네 주민 등 상대로 조사
아동 전문기관과 함께 해당 아동 모니터링 지속 예정
조사 과정에서 신고자 신분 노출한 경찰관, 시민감찰위 회부

[순창=뉴시스] 윤난슬 기자 = 전북 순창에서 발생한 네 살배기 아동학대 의심 사건과 관련, 학대 의심 정황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수사 결과 드러났다.

다만 경찰은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한 의료진의 신분을 가해 의심 부모에게 노출한 경찰관을 시민감찰위원회에 회부해 징계 및 처벌 여부에 대한 판단을 구하기로 했다.

순창경찰서는 11일 "지난해 12월 아동학대 의심 신고를 받고 아동의 조부모와 친부모를 조사했으나 1차적으로 학대 혐의까지는 확인할 수 없었다"면서 "아동 전문기관과 함께 어린이집과 동네 주민 등을 상대로 재차 학대 여부에 대해 조사를 했으나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고 최종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의 아빠는 당시 아이가 어린이집에 가기 싫다며 떼를 쓰자 현관문 앞에 앉아있던 아이의 팔을 잡아 당겼고, 이 과정에서 현관 말발굽에 아이가 이마 부위를 다친 것으로 보인다"면서 "우리나라 말에 서툰 아이의 엄마가 병원 앞에서 '아빠가 아이를 던졌다'고 잘 못 말했던 것이 신고로 이어졌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아이의 엄마에게 몸짓으로 당시 상황에 대해 확인한 결과 단어를 잘 몰라서 '던졌다'는 표현을 썼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면서 "친부모는 의료원 진료를 마친 직후 '광주시내 병원에 가서 정밀검사를 받아보라'는 의료진의 권유를 받고 곧바로 지역 정형외과로 데려가 진료를 받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순창군의 모 병원 의료진은 지난해 12월20일 "얼굴 등을 다쳐 치료받으러 온 네 살 아이가 학대를 당한 것 같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사건을 조사하던 A경위는 신고자를 묻는 가해 의심 부모 측에게 "그건 말할 수 없다"고 잘라말했으나 이후 조사 과정에서 "아침에 의료원에서 진료를 받았었느냐"고 말해 신고자의 신분을 추측할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해당 의료진은 가해 의심 부모로부터 두 시간 동안 폭언과 욕설을 듣는 등 항의 전화를 수차례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경위를 상대로 감찰 조사를 벌여 신고자의 신분을 알 수 있는 발언을 한 것에 대해 고의성은 없는 것으로 판단했다.

하지만 사안이 중대하고 국민적 관심과 우려가 큰 만큼 조만간 전북경찰청 시민감찰위원회에 A경위 사안을 회부해 처벌 여부 및 수위에 대한 객관적인 판단을 구할 예정이다. 위원회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거리두기 상황에 따라 개최 시기를 정할 계획이다.

정재봉 순창경찰서장은 "친부모라도 아동에 대한 학대는 명백한 범죄이며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하지만, 비록 이번 신고 사건에 대해서는 학대 혐의가 없는 것으로 종결했다"고 말했다. "사건 종결 후에도 아이를 따로 만나 생활하는 모습 등을 관찰했으나 별다른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며 "앞으로 경찰과 유관기관이 합심해 아동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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