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비서' 오른 김정은, 유일집권체제 강화..세대교체도 속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노동당 총비서'로 추대되며 본격적 '김정은 시대' 개막을 알렸다. 당 직책 격상이 예상됐던 김정은 위원장의 동생 김여정 제1부부장은 오히려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빠졌다. 조용원의 약진과 박봉주의 퇴진 등 세대교체도 확인됐다.
11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제8차 당 대회 6일차(10일 개최) 소식을 전하며 "김정은 동지를 조선노동당 총비서로 높이 추대할 것을 결정한다"고 보도했다. 앞서 당 대회 중 당 규약을 개정해 당 위원회 체제를 비서국 체제로 2016년 7차 당 대회 후 5년만에 되돌린데 이어, 김 위원장을 '총비서'로 추대한 것이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당 직함은 '당 위원장'에서 비서국 체제 최고직함 '총비서'로 바뀌었다. 2016년 당 위원장 이전엔 당 직함이 '제1비서'였는데 선대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과 같은 '총비서'가 됐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선대 후광이 필요했던 시기 제1비서로 물러나 있었지만 이번 총비서 추대로 명실상부한 김정은 유일집권체제의 개막을 알리는 것"이라 평가했다.
반면 김 위원장 여동생 김여정은 '승진'하리란 예상과 다르게 노동당 핵심 기관인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오히려 빠졌고, 당 부장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김여정은 2017년 정치국 후보위원에 처음 올랐고,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후 후보위원에서 제외된 걸로 추정되다가 지난해 4월 후보위원으로 다시 이름을 올렸다.
단, 전문가들은 김여정의 직책 변화가 불이익이나 문책 보다는 의도적 조정일 수 있다는데 무게를 싣고 있다. 외부에서 나오는 '2인자' 평가에 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한 측면에서다. 여전히 김정은의 참모역할을 하며 필요할 경우 새 직책에 등용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여정은 당 중앙위원회 위원으로는 20번째에 이름을 올렸다.
아울러 가장 눈에 띄는 인물은 '권력 서열 5위'로 지위가 수직 상승한 조용원이다. 김 위원장의 현지지도 마다 등장한 '김정은 최측근' 조용원은 이번 당 대회에서 김 위원장 및 기존 최룡해·리병철·김덕훈과 함께 정치국 최상위 결정기구인 상무위원회 5인 중 한명으로 선출됐다. 당 중앙위 비서, 당 중앙군사위원회 위원 등 요직에 두루 임명됐다.
김 위원장 집권 들어 진행 돼 온 세대교체도 이어졌다. 기존 정치국 상무위원이었던 박봉주(1939년생) 당 부위원장과 기존 정치국 위원이었던 최부일(1944년생) 군정지도부장이 모든 당 직책에서 물러났다. 대신 1957년생 조용원이 박봉주 대신 상무위원에 올랐고, 최부일의 자리는 1954년생 오일정이 차지했다.
한편 대미 및 대남 라인은 위상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 앞서 북미대화를 주도했던 최선희 외무성 제1부상이 당 중앙위원회 위원에서 후보위원으로 강등됐다. 김영철이 당 통일전선부장으로 이름은 올렸지만 당 비서에서 제외돼 대남담당 비서직이 없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리선권 외무상은 정치국 후보위원 자리를 유지했고, 이전 통일전선부장이었던 장금철은 부장단 명단에 빠졌다. 또 대중 외교 담당자인 김성남 당 국제부 제1부부장이 당 부장으로 임명됐다.
아울러 이번 당 인사 및 조직개편에서 정무국을 비서국으로 개편하며 기존 10명이었던 당 부위원장을 7명의 당 비서 체제로 전환했다. 당 정치국 상무위원은 5명을 유지했으며 위원은 상무위원을 포함해 19명, 후보위원은 11명이다. 또 당 중앙위원회 위원은 138명, 당 중앙위 후보위원은 111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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