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채금리 1%대 진입..3200 돌파한 코스피 랠리에 제동거나

김경택 2021. 1. 11.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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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간 많이 오른 주가는 언제 내려와도 이상하지 않지만 단기 급등 이외에도 주가를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은 바로 금리 상승이다. 최근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가 10개월만에 1%를 회복해 반등 양상을 보이면서 증시 랠리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와 주가는 역의 상관관계를 갖고 있어 금리가 오르면 증시에 불리하다. 다만 전문가들은 금리 상승이 당장 증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낮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의 금리 상승은 경기가 좋아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고 있어 주가는 계속 오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채권시장에서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1.08%로 전일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 금리는 지난 11월 미 대선 이후 0.9%대에 머물러 있었지만 지난 6일 10개월 만에 연 1%대를 회복했다. 최근 조 바이든의 차기 미국 대통령 취임이 확정되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질서 있는 권력 이양을 약속하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해소된 데 따른 것이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기준점 역할을 하는 금리다. 채권 시장은 물론 증시도 10년물 금리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미국에서 시장금리가 상승하고 물가상승 압력이 커지면 랠리를 펼치고 있는 코스피에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금리 상승에 따라 달러 약세의 흐름이 강세(원화 약세)로 돌아서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빠르게 매파적으로 스탠스를 변경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다만 현재로서는 미 국채 금리 상승이 경기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금리 상승은 '좋은' 금리 상승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현재의 금리 상승이 인플레이션 기대에 의한 것이라면 오늘보다 내일의 가격이 높아진다는 생각이 모여 경기 민감 업종과 자산에 긍정적"이라면서 "서서히 경제활동이 풀릴 것이란 기대까지 이어지는 것이라면 두말할 것이 없다"고 말했다.

여기에 국제유가(WTI)가 배럴 당 50달러를 넘어 52달러까지 상승한 점은 오일 머니의 숨통을 트이게 할 수도 있고, 원자재 시장 전반으로 훈풍이 이어질 경우 자원 수출 신흥국들에 대한 시각도 좋아질 것이라고 봤다.

실제 연초 이후 각국의 국채금리 변동폭을 살펴보면 브라질(56bp)과 인도네시아, 호주와 같은 자원 수출국들이 한국, 중국 등 공업 중심의 아시아 신흥국들에 비해 금리가 더 많이 올랐다. 주가 역시 예외 없이 상승했다. 하이일드나 EMBI 스프레드(선진국과 신흥국간 채권금리 차이)와 같은 위험지표도 안정적인 것을 감안할 시 지금의 금리 상승은 좋은 금리 상승이라는 설명이다.

안 연구원은 "결론적으로 자산배분의 단기 관점에서는 위험자산에 대해 긍정적이며 특히 순환적인 경기 회복 국면과 '좋은 금리 상승'이라는 특성을 감안하면 신흥국을 비롯한 미 달러 외 자산에 우호적"이라면서도 "다만 지금은 코로나19라는 특수 국면이고 그동안 전례 없는 규모의 정책 자금이 풀려 있다는 점에서 금리의 상승은 자칫 정책의 정상화 신호로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좋은 금리 상승이 저항선을 만나는 구간은 투자심리가 위축될 여지와 함께 미 달러 자산이 상대적으로 부각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오는 14일(현지시간)에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 결정 투표권을 가진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방은행 총재의 연설이 예정돼 있다. 고용시장을 포함한 실물 경제에서의 양극화가 여전히 진행 중인 점을 고려하면 파월 의장이 정책 기조 전환을 시사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현 수준의 유동성 공급이 지속될 것이라는 얘기다.

권희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 회복 국면이 이어지고 미국 물가도 상승함에 따라 미국채 금리가 오르는 것이 자연스럽다고 생각하지만 최근의 상승 속도가 지속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다"며 "지난주 미 연준 위원들의 발언은 대체로 중립적이었으나, 만약 금리 상승세가 누그러지지 않고 유지돼 실질금리를 더욱 끌어올린다면 실물경기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하는 연준이 속도 조절을 시사하는 발언을 내놓을 가능성이 여전히 있다"고 말했다.

[김경택 매경닷컴 기자 kissmaycr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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