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물경제와 따로 노는 코스피..곳곳엔 '과열 경고등'
[아이뉴스24 한수연 기자] 국내 증시가 연일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파죽지세지만 실물경제와 괴리 또한 심화하고 있어 일각의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난주에만 10% 가까이 뛰면서 세계 주요국 가운데 상승률 1위를 기록한 코스피는 이제 3300선 돌파도 넘보고 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3200선 돌파 이후 장중 3266.23포인트까지 치솟으며 역대 최고가를 다시 한번 경신했다. 지난주 상승폭은 무려 9.7%로 글로벌 위기 중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이 전해진 2008년 10월27~31일 18.57% 급등 이후 주간 기준 최대치다.
◆연초 코스피 상승률 G20 가운데 1위...홍남기 "부정적 충격 있을 수도"
이는 같은 기간 세계 주요 20개국(G20) 23개 주요 지수 가운데서도 최고 상승률이다. 앞서 사상 최고치로 한 주를 마감한 미국 뉴욕 3대 지수도 지난주 상승폭은 1~2%대에 그쳤다. 비교적 큰 폭으로 뛴 대만 가권지수(4.96%), 인도네시아 DX(4.66%), 영국 FTSE100(6.39%) 브라질 보베스파지수(5.09%), 멕시코 IPC(4.81%) 상승률 또한 코스피는 앞질렀다. 지난해 상승폭 또한 28.3%에 달해 G20 국가 중 1위를 차지했다.
코스피는 또 지난해 11월 첫째 주 이후 10주 연속 주간 강세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는 2010년 4월30일 이후 약 10년 만에 처음으로, 대신증권에 따르면 1980년 이후 코스피가 10주 연속 상승한 경우는 5번에 불과하다.
문제는 실물경제와 괴리가 점점 커지고 있단 점이다. 지난달 말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1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소비 동향을 보여 주는 소매판매액은 전월 대비 0.9% 감소해 10월(-1.0%)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외출이 줄면서 소비도 줄어든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최근경제동향 2020년 12월호'에서 "11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재확산과 거리두기 강화 영향으로 내수를 중심으로 실물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됐다"고 밝혔다.
중소기업과 가계의 빚 또한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한국은행의 '2020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명목 국민총생산(GDP) 대비 민간이 빌린 돈(민간신용)은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211.2%로 전년 동기 대비 16.6%포인트 상승했다. 국내 생산 부가가치 총액보다 빚이 2배 이상 많다는 뜻이다. 가계에서 빌린 돈(가계신용)은 같은 기간 101.1%로 사상 처음으로 100%를 넘어섰고, 기업 빚(기업신용)은 110.1%로 전년 동기 대비 9.2%포인트 증가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제 정책당국도 경고성 발언을 내놓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일 한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올해 연초 코스피가 3000을 넘는 등 주가가 상당한 상승세를 보이는 것은 국내 경제 여건에 대한 평가, 기업 실적과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것"이라면서도 "다만 실물이 뒷받침되면서 자산 가격이 상승하면 탄탄하다고 보지만, 작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겪으며 실물시장은 상당히 부침을 겪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실물과 금융시장의 동행성이 약화된 상태라면 앞으로 어떤 부정적 충격이 있을지도 모른다"며 "정부도 경각심을 갖고 면밀히 검토·대응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변동성 지수 또 최고치...전문가들 "부작용 염두...실물경제 회복 동반돼야"
이미 곳곳에서 국내 증시의 과열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14배를 넘어서 사상 최고 수준이고, 코스피200지수에 내재된 변동성을 의미하는 V-KOSPI지수도 지난해 10월 30일 이후 최고치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낙관적 기대가 이미 시장에 상당 부분 선반영되어 있고 밸류에이션 부담이 높아 조정 압력이 잠재하고 있다는 점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라며 "쉬지 않고 계속 상승한다면 단기적으로는 좋을 수 있지만, 과도한 상승으로 인한 부작용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지영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 팬데믹(대유행) 이후 주식시장이 상승 랠리를 펼치는 과정에서 실물경제와 증시와의 단절은 계속되고 있다"며 실물경제가 제대로 회복하기 위해서는 경제주체의 수입과 소비 개선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자산이라도 쉬지 않고 상승하는 건 어렵다는 것이 그간 주식시장에서의 교훈"이라며 "(상승) 속도 부담과 정치 불확실성 혹은 다른 요인들로 '여백의 미' 장세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수연기자 papyrus@inews24.com▶네이버 채널에서 '아이뉴스24'를 구독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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