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퀴즈'부터 '벌거벗은'까지..tvN 거듭된 사과, 뭐가 문제일까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1. 1. 11.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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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 이 결국 출연자 섭외 논란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지난 방송이었던 '담다' 특집에 과학고 출신 의대생을 섭외한 사실로 시청자들의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이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과학고를 나와 의대에 가는 일이 일부에서는 편법으로 사용되곤 했는데, 법적 문제는 없다 하더라도 이러한 대중정서와는 맞지 않은 인물을 굳이 섭외해 방송에서 상찬했다는 건 비판이 마땅한 지점이었다.

<유퀴즈 온 더 블럭> 은 이전에도 몇 차례 섭외 논란을 겪은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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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지상파 압도하는 영향력, 걸맞는 책임의식 요구돼


[엔터미디어=정덕현의 이슈공감] tvN 예능 <유퀴즈 온 더 블럭>이 결국 출연자 섭외 논란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지난 방송이었던 '담다' 특집에 과학고 출신 의대생을 섭외한 사실로 시청자들의 비판이 쏟아졌기 때문이었다.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과학고를 나와 의대에 가는 일이 일부에서는 편법으로 사용되곤 했는데, 법적 문제는 없다 하더라도 이러한 대중정서와는 맞지 않은 인물을 굳이 섭외해 방송에서 상찬했다는 건 비판이 마땅한 지점이었다.

<유퀴즈 온 더 블럭>은 이전에도 몇 차례 섭외 논란을 겪은 바 있다. 지난해 8월에 출연했던 유튜버 카걸 부부 섭외에 있어서 스스로 탑기어 매거진 코리아 수석편집자를 사칭했다는 의혹과 테슬라 초기 투자자였다고 했지만 명단에는 있지 않았다는 점 등이 비판을 받았다. 또한 과거 길거리 토크쇼 시절에는 낮은 시선으로 서민들을 조명하는 것으로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었지만, 코로나로 인해 실내 섭외 토크쇼로 바뀌면서 지나치게 '성공 사례' 위주로 섭외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곤 했다.

분명 초심을 잃었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건, 애초 <유퀴즈 온 더 블럭>이 여타의 프로그램들과 차별화된 지점이 바로 그 '낮은 시선'에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코로나로 인해 어쩔 수 없는 변화를 선택한 것이었고 이를 통해 2%대 머물던 시청률을 4%대까지 끌어올린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렇게 위상이 높아진 만큼 더욱 무거운 책임의식이 요구된다는 걸 프로그램은 간과하고 있었던 듯하다.

최근 들어 케이블 채널 tvN의 위상은 이미 지상파를 압도할 정도로 커졌다. 하지만 그러면서 동시에 논란들도 쏟아지고 있다. 토일드라마 <철인왕후>는 시청률이 12.8%(닐슨 코리아)까지 올랐지만 시작부터 역사왜곡 논란으로 큰 파장을 겪었고 사과를 했지만 여전히 그 문제에 대한 불편함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또한 야심차게 시작했던 <설민석의 벌거벗은 세계사>는 2회 만에 자문위원이 역사 고증의 너무나 많은 허점들을 지적함으로써 비판에 직면했고, 결국 설민석의 논문 표절 논란이 터지면서 2주 연속 결방에 들어갔다. 아예 제목에 설민석을 내세웠던 만큼 그의 존재감이 절대적인 프로그램이지만, 교양예능에 있어서 정보의 정확성에 대한 충분한 감수 과정이 부족했고, 이를 편집해 담는 제작진의 책임의식도 부족했던 게 문제의 원인이었다.

이런 논란들은 케이블 채널인 tvN이 최근 들어 직면한 문제가 무엇인가를 잘 드러낸다. 즉 과거에는 케이블 채널이고 그것도 '오락전문(Total Variety Network)'이라는 위치 때문에 지상파만큼의 책임의식에서는 한 걸음 빗겨 있었던 tvN이었지만, 이제는 지상파와 대등한 시청률과 화제성으로 그만한 책임의식이 요구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오락전문 채널이지만 교양적인 요소들까지 예능화되는 현 트렌드 속에서 그저 재미에만 치중하는 방식은 더 이상 시청자들의 정서에 맞지 않다 여겨진다. 어떻게 하면 재미와 더불어 의미나 가치까지 더할 수 있는 새로운 방송의 색깔을 tvN도 고민해야 될 시점이라는 것. 이러기 위해서는 시청률과 화제성에만 집중하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하고, 보다 시스템화된 게이트키핑이나 자문 등이 요구된다 여겨진다. 그게 아니라면 자칫 논란과 사과로 점철되다 방송사의 위상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을 테니.

<영상 : 설민석이 최근 '벌거벗은세계사'에서 그랜드마스터로 활동하다 역사왜곡을 지적받으며 망신을 당했습니다. 이게 과연 설민석만의 문제인지, 어떻게 하면 재발을 방지할 수 있을지 정덕현 평론가가 짚어봤습니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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