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림 "한 발짝 퍼트 실수·80타..아픈 경험, 성장 계기 삼아야죠" [도전 2021]
지난달 VOA 대회 아쉽게 준우승
역전 기회였던 US오픈 9오버 '충격'
박인비·유소연과 챔피언조 좋은 경험
'욕심 버리기' FR 접근법도 배워
쉼 없이 퍼트 연습..많은 대회 나갈 것
장타자 김아림과 신인상 경쟁 기대돼
노예림은 그러나 두 대회 모두 우승에 이르지 못했다. VOA 대회는 공동 2위에 만족해야 했고 US 여자오픈에서는 최종 4라운드의 부진으로 공동 40위까지 미끄러졌다. 특히 VOA 대회 3라운드 마지막 18번 홀에서 한 발짝 남짓한 짧은 보기 퍼트를 놓친 게 두고두고 아쉬울 만했다.
최근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집에서 서울경제와의 전화 통화에 응한 노예림은 ‘그때 그 퍼트’ 얘기에 멋쩍은 웃음을 터뜨렸다. “3일 동안 짧은 퍼트를 한 번도 안 놓치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거기서 그걸 뺀 거죠.” 벙커에서 두 번 치지 않았다면, 보기 퍼트를 넣었다면 노예림은 2타 차 단독 선두로 최종 라운드를 맞을 수 있었다. 하지만 18번 홀에서 아깝게 잃은 2타에 박인비·유소연에게 공동 선두를 허용하며 챔피언 조 대결을 벌였고 결국 준우승으로 마감했다.
노예림은 “그 퍼트를 놓쳐서 점수가 똑같아졌지만 사실 그렇게 아쉽다는 생각은 별로 없었다”고 돌아봤다. “1점 차로 앞서 가도 (상대가) 박인비·유소연 언니니까 다음날 금방 동점을 내줬을 것이라고 생각해버렸다”는 설명이다. “파이널 라운드를 똑같이 시작하는 것도 괜찮다”는 남다른 ‘마인드 셋’으로 임한 결과 노예림은 세계 랭킹 1위를 지낸 대선수 박인비·유소연과 똑같이 1언더파로 선방했다. 노예림은 “두 언니와 같이 쳐보고 싶다는 생각은 투어를 뛰면서 항상 해왔다. 그 주에도 ‘박인비 언니 퍼팅하는 것을 옆에서 보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진짜로 이뤄졌다”면서 “제 경기를 하면서도 언니들 플레이를 자세히 보며 매우 좋은 경험을 했다. 한국 음식이나 드라마 얘기도 즐겁게 나눴다”고 했다.
US 여자오픈 마지막 날에는 9오버파 80타를 쳤다. 역전 우승 기회가 있었고 이븐파만 쳤어도 단독 5위로 마칠 수 있던 상황에서 최악의 스코어가 나온 것이다. 노예림은 “80점대는 5년 만에 처음 나온 점수다. 컨디션도 좋았던 가장 중요한 날에 주니어 때도 잘 안 치던 80대를 친 것”이라며 “그 전날 후반 9홀에서 짧은 퍼트 3개를 놓쳤는데 그때부터 약간 꼬였는지 파이널 라운드에 짧은 퍼트를 계속 놓쳤다. 불안감이 커지니까 후반에는 거의 멘탈이 무너졌던 것 같다”고 했다. “돌아보면 날씨는 더 추워지고 코스도 제일 어렵게 셋업 된다는 것을 깜빡 잊고 있었나 봐요. 버디 욕심을 버리고 실수를 줄이는 경기를 해야 했는데···.” 노예림은 “메이저 대회에서 3일간 잘한 것도 처음이고 80대 점수를 낸 것도 프로가 된 후로는 처음이니 첫 US 오픈에 처음 한 경험이 정말 많은 셈”이라며 “그날 하루로 깨달은 게 많다. 아쉽지만 앞으로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힘줘 말했다.
VOA 대회와 US 여자오픈에서 얻은 깨달음이 또 한 단계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 새 시즌 첫 출전 대회인 2월 말 게인브리지 LPGA부터 확인할 수 있다. 지난 시즌 총 버디 수 206개로 이 부문 2위에 오른 노예림은 “쉬지 않고 퍼트 연습하면서 나갈 수 있는 모든 대회에 나가려고 한다”고 첫 승에 대한 의욕을 불태웠다. 2020년의 마지막 날 아빠와의 동반 라운드에서 8언더파를 쳐 기분 좋게 한 해를 마무리했다는 그는 “겨울은 늘 한국에서 보냈는데 코로나로 막혀 너무 아쉽다. 한국에 계신 분들도 올 한 해 언제나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인사를 전했다. /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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