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 잡으면 세계를 잡는다".. 韓서 벌어지는 'OTT 전쟁'

안진용 기자 2021. 1. 1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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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는 지난해 한류 스타인 현빈(왼쪽 사진)과 김수현(오른쪽)이 각각 출연한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과 ‘사이코지만 괜찮아’를 소개해 해외에서 많은 구독자를 확보했다.

■ 넷플릭스 이어 애플TV플러스·디즈니플러스도 ‘가세’

한류 스타·제작진 ‘파워’ 활용

韓오리지널 콘텐츠 투자 경쟁

넷플릭스, 국내 스튜디오 임차

한국판 ‘종이의 집’ 상반기 촬영

애플, 이민호 출연 드라마 제작

디즈니도 K - 콘텐츠 확보 관심

2021년 한국 엔터테인먼트 시장은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ver The Top) 플랫폼이 대거 진출하며 OTT 격전지가 될 전망이다.

이미 시장을 선점한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플러스가 가세하며 경쟁력 있는 콘텐츠 확보가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그 경쟁은 한국과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 시청자들에게 호소할 수 있는 스타파워를 가진 배우와 유명 작가·감독 등을 영입하는 경쟁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 속에 한국 시장에서 가입자 수가 크게 늘었다. 그 인기를 주도한 작품은 배우 주지훈과 현빈, 박서준이 각각 출연한 ‘킹덤’과 ‘사랑의 불시착’, ‘이태원 클라쓰’였다. 최근 공개한 ‘스위트홈’ 역시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등 70개국 이상에서 ‘오늘의 톱10’에 들며 ‘K-좀비’에 이은 ‘K-몬스터’ 신드롬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2016년 국내 론칭 당시에는 ‘찻잔 속 태풍’이었다. 자국 콘텐츠의 영향력이 큰 한국 시장을 제대로 읽지 못한 탓이다. 결국 한국에 온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CEO는 “한국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에 힘쓰겠다”며 당시 아시아 전역에서 인기를 누리던 배우 송중기 주연작 ‘태양의 후예’를 수급했고, 봉준호 감독과 손잡고 영화 ‘옥자’를 만드는 등 전략을 수정했다.

이런 상황에서 넷플릭스는 유명 한류 스타들을 내세운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더 힘을 기울이고 있다. 넷플릭스는 최근 경기 파주시 및 연천군 두 곳에 있는 콘텐츠 스튜디오와 임대차 계약을 체결했다. 1만6000㎡ 규모로 9곳의 촬영장을 포함한다. 상반기에 시작될 한국판 ‘종이의 집’의 촬영이 이곳에서 진행된다.

넷플릭스 측은 “스튜디오 임대차 계약은 2015년 이후 현재까지 약 7700억 원에 육박하는 K-콘텐츠 투자의 연장선이고, 한국 창작 생태계와 장기적인 파트너십을 지속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라며 “또한 새로운 스튜디오는 한국 창작자가 콘텐츠 제작에 더욱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도 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창작자 중심 환경을 구축한 셈이다.

애플TV플러스 역시 한국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는 첫걸음으로 배우 이민호, 정은채 등이 참여하는 드라마 ‘파친코’(Pachinko)를 제작한다. 한국계 미국 작가 이민진이 쓴 동명 소설을 TV로 옮기는 이 작품은 일제강점기 이후 일본과 미국으로 건너간 한국 이민자들의 고된 삶과 정체성을 다룬다. 애플TV플러스가 올 중반기 한국 시장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며 한국 구독자들을 모으기 위한 유인책으로 이 드라마를 내세울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어벤져스’ 시리즈를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를 확보하고 있는 디즈니플러스 역시 한국 시장에 대단한 매력을 느끼고 있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경우 북미 지역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흥행 수익이 가장 높을 정도로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유명 한류 스타를 보유한 연예기획사 대표는 문화일보와 나눈 전화통화에서 “‘파친코’와 관련해 관계자로부터 출연을 의뢰받는 전화를 받았다”며 “디즈니플러스와는 아직 접촉한 적이 없지만 국내 론칭을 앞두고 한류 스타와 제작진으로 구성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연기자 입장에서도 글로벌 플랫폼을 통해 얼굴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에 반기는 편”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OTT 플랫폼이 한국에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을 위해 과감히 투자하는 이유는 한국 시장 ‘그 이후’를 보기 때문이다. 한류 콘텐츠는 아시아 전역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따라서 한국 시장은 아시아로 통하는 일종의 관문이다. 한류 스타가 출연한 콘텐츠로 일본·베트남·인도네시아 등 수억 명의 인구를 보유한 나라에서 구독자 수를 크게 늘릴 수 있으니 선호할 수밖에 없다.

아시아 12개국에 영상서비스를 제공하는 웹티비아시아의 오현필 재팬·코리아 대표는 “지난해 일본 넷플릭스에서 가장 많이 본 콘텐츠가 ‘사랑의 불시착’일 정도로 한류 콘텐츠의 영향력은 월등하다”며 “현빈·박서준·김수현 등은 아시아 젊은 층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어 향후 그들을 활용하려는 글로벌 OTT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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